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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영양학자가 강추하는 저염 식단은?

고혈압 걱정없는 나트륨 줄이는 식사
국물 줄이고, 조림 대신 구이 섭취해야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의사나 영양학자들이 자주 지적하는 잘못된 식습관은 한 둘이 아니다. 그중 하나는 짜게 먹는 식습관이다. 즉, 음식을 통한 나트륨 과다 섭취다. 흔히 소금이란 단어가 더 친숙한 나트륨은 과다 섭취할 경우 고혈압 등 성인병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되는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식습관이다.

 

최근 단체급식업체와 소비자를 중심으로 저염식단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도 이같은 나트륨 섭취를 줄여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저염식단이다.

 

11일 질병관리본부 2018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지난 20년새 4586㎎에서 3244㎎으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국제적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나트륨 권장섭취량인 2000mg(소금 환산 5g)과 비교할 경우 1.6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나트륨의 과다 섭취는 건강 문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위해 요소다.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뿐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대사증후군 위험도 높인다.

 

2016년 인제대 일산백병원 김동준 교수팀은 19세 이상 성인 1만7541명의 소변을 통한 나트륨 배출량을 24시간 측정한 뒤 배출량에 따른 대사증후군의 유병률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분석 발표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소변을 통한 하루 나트륨 배출이 최다(5461㎎ 이상)인 남성 그룹이 나트륨 배출이 최소(2300㎎ 미만)인 남성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은 1.7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은 나트륨의 95% 이상을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우경(식품영양학과) 단국대 교수팀이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1만5760명을 대상으로 가공식품 섭취 실태 조사에서도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전체 식품 섭취량 가운데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육박했다. 가공식품을 통한 나트륨 섭취량은 30∼40대에 가장 많았다. 반면 50대 이후엔 나트륨 섭취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한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중엔 비빔밥의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다. 이연경(식품영양학과) 경북대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비빔밥의 1인분당 나트륨 함량은 무려 1050㎎에 달한다. 비빔밥 1그릇을 다 먹으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나트륨 1일 제한량(2000㎎)의 절반을 섭취하는 셈이다.

 

국·탕·찌개류 중에서 1인분의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은 육개장(877㎎)과 된장찌개(813㎎)로 나타났다. 미역국이 593㎎으로 가장 낮았다. 다음은 된장국·동태탕·순두부찌개는 600㎎대였다.

 

반찬류 가운데 1인분 기준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은 돼지갈비찜(1134㎎)이다. 연근·우엉조림(470㎎)·양파 장아찌(449㎎)·배추김치(252㎎)·깍두기(161㎎) 등은 상대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4개 장류 가운데 100g당 평균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은 간장(5827㎎)이다. 다음은 된장(4431㎎)·쌈장(3011㎎)·고추장(2402㎎㎎)순이다. 간장의 100g당 나트륨 함량은 고추장의 2배를 웃돌았다. 간장·된장·쌈장·고추장 등의 염도는 각 14.7%·11.0%·7.3%·5.7%다.

 

가정에서 쓰는 간장의 100g당 나트륨 함량은 6649㎎다. 이는 단체급식(5114㎎)·외식(5719㎎)에서 사용하는 간장보다 염도가 훨씬 높았다.

 

영양학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료품 구매부터 나트륨 함량에 대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료품 구매 전 영양표시정보에서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는 쇼핑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또 가급적이면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 등을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국물류를 적게 먹는 것도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좋은 방법중 하나다. 특히 가공식품으로 만든 국이나 찌개의 재료에는 나트륨이 많기 때문이다. 자연식품으로 조리를 할 경우 간을 맞추는 과정에서 수시로 소금을 넣기 때문에 국물류 섭취가 많을수록 나트륨 섭취도 덩달아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연경 교수팀도 논문에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장류 염도를 간장 12%, 된장 9%, 쌈장 6%, 고추장 5% 이하로 낮출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0g을 기준으로 하면 간장은 4500㎎, 된장은 3500㎎, 쌈장은 2500㎎, 고추장은 2000㎎ 이하로 낮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과 찌개류를 조리할 경우엔 가급적 소금이나 된장, 간장의 사용은 반으로 줄이고 식초나 레몬즙, 오렌지즙 등 신맛을 내는 소스와 겨자, 고추냉이, 후추 등의 향신료로 맛을 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조언이다.

 

아울러 젓갈류나 절임류는 적게 섭취하고, 조림보다는 구이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나트륨 배출을 위해 하루 1회 이상 쌈이나 샐러드와 같은 생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