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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시래기, 건강 살리는 '슈퍼푸드'라는 데

심이섬유 풍부해 배변활동 효과적
고등어 된장 등 식재료와 찰떡궁합

[퍼스트경제 = 최현지 기자] 시골집을 찾아가면 처마밑에 매여있는 긴 줄에 볼품없이 내걸린 무청을 볼 수 있다. 이 무청이 바로 시래기다. 시래기는 최근들어 건강식으로 인기 상한가다. 시래기는 추운 곳에서 말릴 수록 껍질이 부드럽고 맛도 일품이다. 각 지역별로 시레기를 생산하지만 강원도 양구 시래기가 손꼽힌다.

 

양구 지역이 일교차 크고 찬바람이 불어 시레기 건조하는 데 최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겨우내 추위와 찬바람을 견뎌낸 시래기는 맛뿐 아니라 영양도 우수하다. 혹독한 건조과정을 통해 무청의 영양소 함량이 늘어난 탓이다.

 

◆겉보기 볼품없지만 영양학 가치 높은 슈퍼푸드=시래기는 외견상 볼품 없어 보이지만 건강과 영양학적 잣대를 들여대면 남부럽지 않은 슈퍼푸드이다. 우선 식이섬유는 건조과정에서 3~4배 늘어난다. 시래기 전체 무게중 식이섬유 비율이 35%를 웃돈다. 시래기는 이처럼 많은 식이섬유 때문에 포만감을 주면서 변비나 각종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음식으로 불린다.

 

폴리페놀산으로 대표되는 시래기의 항산화 효과는 무 자체보다 뛰어나다. 시래기엔 비타민A,C, 칼슘, 철분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다. 영양학자들이 면역기능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며 시래기를 권하는 이유다.

 

일부 학자들은 시레기가 일정부문 항암효과를 갖고 있다는 주장도 한다. 인돌류, 이소티오시아네이트 등이 다량 들어있어 위암, 간암, 유방암 등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란 것이다. 국내 연구에서도 시래기가 유방암 예방과 고혈압 등에 도움을 준다는 보고서를 찾을 수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진이 2010년 보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시래기를 첨가해 유방암세포를 48시간 배양한 실험에서 무시래기 첨가가 증가함에 따라 유방암 세포의 증식이 억제됐다. 5주간 무시래기를 제공한 쥐실험에서도 쥐 혈압이 대조군보다 23% 낮아졌다.

 

◆고등어와 된장 등과 짤떡궁합=시래기는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를 이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식재료는 고등어을 꼽을 수 있다. 고등어조림시 시래기를 넣으면 시래기에 없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보충될뿐 아니라 고등어의 비린내도 말끔히 잡아 낼 수 있다.

 

이때 시래기는 반나절 정도 물에 불린 후 삶는다. 밤에 물에 담가놓았다가 아침에 삶으면 된다. 시래기를 불릴 때 물을 2∼3번 갈아주며 겉에 묻은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또 불린 시래기를 냄비에 넣고 물을 충분히 부어 30분 정도 삶은 후 위아래를 뒤집어 뚜껑을 덮고 1시간 정도 뜸을 들인다.

 

삶은 시래기를 찬물에 여러 번 씻은 후 물기를 짜내고 겉껍질을 벗긴다. 음식을 만들 때마다 시래기를 손질하기 번거로우니 한꺼번에 불리고, 삶고, 물기를 짜낸 후 소분해 냉동 보관한다.

 

된장도 시래기와 잘맞는 찰떡궁합 식재료다. 시래기의 군내를 없애줄뿐 아니라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을 보충해 맛과 영양이 배가된다. 무침이나 국물요리에서는 들깻가루나 들기름을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들깻가루에는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을 보충하는 데 좋다. 들기름이 시래기의 식감을 훨씬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먹기도 편리하다.

 

윤영 국립농업과학원 식생활영양과 연구사는 “오래전부터 먹어온 시래기는 먹거리가 부족했던 겨울철 각종 영양소를 보충해주던 식재료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소중한 먹을거리”라고 말했다.

윤 연구사는 또 “시래기 특유의 구수함과 영양소로 나물, 국, 조림, 찌개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