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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오비맥주 vs 하이트진로, ‘1등맥주’ 진검승부

오비 지난해 '카스' 출고가 인하 하이트진로 '테라' 마케팅

[퍼스트경제 = 최현지 기자]8월 성수기를 맞은 맥주업계가 심상치 않다. 8월을 맞아 일본산 맥주 불매운동,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코로나19발 불황 등 굵직한 이슈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연일 파죽지세다. 일각에선 테라가 오비맥주의 주력브랜드인 카스의 대항마로 급성장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급기야 오비맥주는 대한민국 1등 맥주 브랜드로 불리는 카스 출고가를 인하했다. 1등 브랜드가 성수기중 가격을 내리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벌써부터 주류시장은 맥주 라이벌 전쟁에 눈길을 주고 있다. 맥주시장 치킨게임의 승률을 점치는 전망도 많다. 오비맥주의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맥주 성수기 8월 전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오비맥주 ‘카스’ vs 하이트진로 ‘테라’, “1등맥주 나야 나”=맥주시장의 경우 오비맥주가 60% 가량 점유하며 1위를 달리고, 하이트진로가 30% 안팎으로 추격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지난해 오비맥주가 카스의 출고가를 4~15% 낮추는 예상치 못한 처방을 내렸다. '카스' 병맥주는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현행 1203.22원에서 1147원으로 4.7% 내려간다.

 

당시 오비맥주의 카스 출고가 인하는 맥주 성수기인 8월 한시적 전략이었다. "경기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맥주가 많이 팔리는 여름 성수기에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혜택을 누리도록 기획했다"는 게 출고가를 낮춘 오비맥주의 설명이다.

 

오비맥주의 카스 출고가 인하에 대해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의식한 극약처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등 일각에선 오비맥주의 출고가 정책에 대해 반발하는 모습이다.

 

출고가가 인하된 카스 병맥주 가격은 지난해 4월 인상 전 가격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카스 맥주의 재고 부담 가능성도 이들 도매상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또 다른 이유중 하나다.

 

도매상들은 여름 성수기를 준비하기 위해 창고에 쌓아둔 재고까지 할인된 가격에 맞춰 팔아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유승재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국장은 "한시적이라고는 하지만 도매상들의 경우 기존에 비싸게 주고 산 재고를 싸게 팔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비판했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와 전혀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제품 가격은 손대지 않고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어필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테라의 가격인하 전략은 없다는 게 하이트진로 입장이다.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는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101일만에 1억병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1년동안 연일 신기록 행진다. 가격인하가 자칫 상승세를 타는 테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이트진로는 우선 다양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으로 테라의 인기에 기름을 붓겠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여름 광고를 최근 공개하고 시장 공략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테라 광고도 최근 지상파, 케이블, 디지털 매체 등을 통해 방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의 전방위적 홍보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이를 발판삼아 맥주시장 1위자리를 탈환한다는 야심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600만상자 판매목표 달성은 무난했다. 올핸 이보다 두자릿수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vs 오비맥주 ‘필굿’, 발포주시장 한판승부=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간 발포주 주권다툼도 치열한다. 발포주는 지난 2017년 4월 필라이트를 출시하면 시장을 선점했다.

 

오비맥주가 올해 2월 필굿을 내놓으며 추격전을 펼치는 형국이다. 사실상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발포주는 1만원에 12캔 정도를 구입할 수 있을 만큼 가성비 부문에선 최고다. 발포주는 이같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주류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추세라면 향후 40%도 가능하다는 게 주류업계의 관측이다.

 

닐슨이 최근 발표한 '국내 가구 주류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이같은 위상 변화가 손쉽게 감지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발포주(18.6%)는 맥주(60.5%), 소주(49%), 막걸리(31%)에 이어 4위다. 5위를 차지한 와인(14.1%)보다 한단계 앞선 순위다.

 

발포주의 급성장은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트렌드'의 확대와도 관련이 깊다.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젊은 연령대인 30대 남성을 중심으로 홈술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닐슨이 전체 3000가구 패널중 3개월 내 주류를 구매한 적이 있는 가구 패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주류 음용 상황 중 57%가 '집에서 마신다'고 응답했으며 31.4%는 '가족과 함께 마시는 것'으로 응답했다.

 

집에서 주류를 소비하는 응답자(전체 경험률 57%)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에선 30대 남성이 61.3%로 가장 많았고 40대 여성이 60.4%, 40대 남성이 60%, 30대 여성이 58.7%로 주로 3040세대가 남녀에 상관없이 홈술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업계는 맥주시장에서 발포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40%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발 브랜드인 오비맥주의 필굿은 이천공장에서 생산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는 4.5도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필굿은 시원하고 상쾌한 아로마 홉과 감미로운 크리스탈 몰트를 사용해 맛의 품격과 깊이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사전 소비자 조사에서도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가벼운 목 넘김', '깔끔한 끝 맛', '마시기에 편안한 느낌' 등의 측면에서 높은 선호도를 얻었다고 회사측 설명이다.

 

필굿은 출시 전부터 필라이트와 동일한 마케팅 및 포장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제품명과 패키지 디자인에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층의 '소확행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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