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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이어 신용대출도 죈다

저축은행 연소득 수준으로 신용대출 한도 제한 추진
농협은행, 신용대출 '연봉 100%·1억원' 이하로 축소
다른 시중은행도 조만간 신용대출 한도축소 동참할듯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은행권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이내로 크게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저축은행과 농협은행 등이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결정했고 다른 은행들도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제한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발맞춰 제2금융권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이 신용대출 한도 축소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23일부터 각 저축은행에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줄이라는 내용의 금융당국의 지침을 전달했다. 금융 당국은 앞서 은행권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은행권에서 막힌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2금융권에도 대출 억제를 당부했다.

 

앞서 저축은행은 올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연 24%→20%) 결정이 작년부터 예고되자 연 16∼18%대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점하고자 적극적인 대출 영업을 벌여왔다. 저축은행은 또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와 중·저신용자의 대출 수요가 늘면서 올해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오는 11월까지 신규 주택·전세담보대출을 중단한 농협은행이 개인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를 2억원에서 연소득 100%, 1억원 이하로 낮췄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00% 이하로 낮춰달라고 요청한데 따른 조치다. 올들어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며 '대출 옥죄기'가 불가피한 만큼 대출한도 축소가 불가피한 셈이다.

 

앞서 농협은행도 지난 24일부터 개인 신용대출의 최고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 이하, 연소득의 100%로 축소했다. 연소득이 1억원을 넘는 사람도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 조치는 신규 대출에만 적용되며 기존 대출을 연장하는 경우는 제외키로 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7월에도 개인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줄인바 있다. 신용대출 한도가 60% 줄어든 것은 2개월만이다.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은 은행 여신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통상 연소득의 1.2~2배 수준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100% 이하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농협은행과 저축은행의 이번 신용대출 축소를 신호탄삼아 다른 은행도 신용대출 한도 낮추기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1800조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리 상승 리스크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지만,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사람들이 저축은행, 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 밀려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