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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어도 이자 못갚는 한계기업 30% 넘어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미중 무역전쟁 심화할 경우 37.5% 전망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지난해 사업으로 돈을 벌어도 이자 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30%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10곳중 3곳이상이 이자조차 갚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8년만에 최고점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외부감사 공시 대상 기업 2만1213곳중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은 32.1%로 전년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은 미·중 무역분쟁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이같은 한계기업 비중은 37.5%로 치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 배율이 1보다 낮다는 것은 영업이익이 이자비용 보다 적었다는 의미다. 지난 2010년 25.9%이던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2014년 31.7%까지 높아졌다가 2016년 낮아졌지만, 2017년 재차 29.7%로 높아졌고 지난해엔 30%대를 넘어섰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은 대기업(23.6%)보다 중소기업(34.0%)에서 업종별로는 조선(54.9%), 자동차(37.8%), 숙박음식(57.7%), 부동산(42.7%)이 높게 나타났다. 2018년 기준으로 2년 연속 1미만 기업 비중은 20.4%로 전년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3년 연속 1미만을 기록한 '한계기업' 비중은 14.1%로 0.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조사대상 전체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5.9로 1년 전 6.3에서 0.4%포인트 하락했다.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하면 3.9로 2015년(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낮아졌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7.5, 중소기업은 2.5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성이 저하되고 차입비용이 오르면서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수익성 악화가 이자보상배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지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