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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화 총력전

신한금융, 전계열사 핵심 업무 중심축 디지털화 공격적 추진
KB금융 차세대 전산시스템 ‘The K프로젝트'...신한 우리금융 등도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유명 금융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포트스 코로나’ 경쟁에 발벗고 나섰다. 이들 금융사들은 디지털화를 캐치플레이즈로 내걸고 디지털 센터나 데이터세터를 강화하는 등 디지털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계기로 언텍트 업무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현실적인 부문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는데다 이번 사태로 언텍트 업무가 확산되는 등 새로운 환경 조성이 예고된다는 점도 이같은 디지털 중심의 시스템 변화에 힘을 보태는 대목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열린 '디지털 전환 주제 마라톤 화상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회장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신한금융 계열사는 각자 디지털 전환을 점검하고 임직원 교육과 투자 방향, 핵심성과 지표(KPI) 개편 방향, 신사업 발굴 등 폭넓은 범위에서 논의가 이뤄졌다.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부터 현장 영업담당 직원들까지 참여한 이날 회의는 토론회 형태로 진행됐다. 조 회장은 금융권 CEO들 중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앞장섰던 인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조 회장이 강도높은 마라톤 회의를 연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서비스가 주류인 시대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는 만큼 계열사 전체가 함께 미리 움직여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지주도 포스트 코로나 프로젝트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디지털화를 미래 경쟁력으로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KB금융의 디지털화 전략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수장인 동시에 금융지주의 디지털·IT·데이터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장'도 겸직하고 있다.

 

허 행장은 금융지주 디지털혁신총괄 전무이자 디지털금융그룹장인 한동환 부행장과 'The K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The K 프로젝트'는 올해 하반기중 구축을 목표하는 차세대 전산시스템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신기술을 적용해 혁신적인 IT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촉발된 코로나19 팬데믹은 KB금융의 The K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높이는 한편 추진 속도에 힘을 실었다.

 

손태승이 이끄는 우리금융지주의 포스트 코로나 프로젝트로 분주하다. 우리금융지주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자 지난 3월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젊은 인재 중심으로 구성된 가칭 '블루팀'을 출범했다.

 

블루팀은 변화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고객, 채널, 기업문화, 사회적 역할 등 경영전반에 혁신적인 아이디어 제안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흐름에 적극 대응하는 아이디어 뱅크 역할도 맡는다.

 

우리금융지주는 또 그룹사 경영진들이 디지털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아래 최근 지주 및 계열사 경영진들이 젊은 직원들의 멘토링 활동도 실시했다. 우리금융 경영진들은 '인사이드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디지털 트렌드와 각 그룹사에서 운영중인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의 구성, 콘텐츠, 활용 등에 대해 이해하고 체험했다.

 

하나금융지주도 ‘포스트 코로나’ 대응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은 더케이손해보험을 중심으로 디지털 손보사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맞춘 새로운 방식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금융상품 시너지 확대의 교두보로 더케이손해보험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비대면 전략은 보험 플랫폼 핀테크 업체인 '보맵'을 통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맵은 원스톱 보험관리 통합 플랫폼이다. 고객이 가입한 모든 보험상품을 앱에서 조회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간단한 여행자보험이나 웨딩보험 가입은 물론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험을 선물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 최근 한국은행은 세계경제의 디지털화가 진전되면 국내 은행산업이 기존 은행과 핀테크·빅테크 기업들이 경쟁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며 “코로나19 사태이후 언텍트 업무에 대한 중요성이 경험한 뒤 각 금융사마다 업무의 디지털화를 위한 포스트 코로나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