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쟁'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이 차갑다. 두 회사의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이날 주가는 16만5900원으로 전날(17만1500원)보다 1.17%(2000원) 하락했다. 이는 0.86% 떨어지난 17일보다 하락폭이 더 큰 비율이다.

LG화학도 전날에 비해 0.61%(2000원) 하락한 3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은 지난 11일부터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날 32만7500원까지 올랐으나 하락세로 전환됐다.

양사는 16일 LG화학 신학철 부회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의 회동을 통해 '접점'을 모색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다음날인 17일엔 경찰의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와 대전 대덕기술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사실상 타협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5월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SK이노베이션을 서울경찰청에 형사 고소했다. SK이노베이션 본사 인사부서 직원들이 LG화학 전기자동차 베터리 사업 관련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빼냈다는 게 형사 고소 이유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은 양사의 최고경영자가 만난지 이틀 만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일파만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조사안내문과 입장문을 내고 비방전을 펼쳤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주가 하락은 베터리 기술유출 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걱정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양사는 이번 소송 전으로 인해 초래될 시간적·비용적 손해에 대해 강한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우선 지금은 한국 배터리 산업을 위해 협력해야 할 시기이며 또 언론과 여론이 우려하는 해외 경쟁사의 어부지리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소송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갈등은 지난 4월 LG화학이 배터리 제조 관련 인력 76명 유출에 따른 영업비밀 탈취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제소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그 뒤 SK이노베이션은 6월 LG화학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명예훼손 손해배상 및 채무부존재(영업비밀 침해 없다) 확인 청구 소송 제기했다.

최근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LG화학 미시간법인, LG전자를 미 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혐의로 고소하는 등 양사간 갈등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맞서 LG화학도 조만간 SK이노베이션을 특허 침해 혐의로 맞고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