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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열전]<6>신한 vs KB, 리딩금융그룹 자존심 대결

신한 순익 강세·KB 소매영업 위위 등 ‘엎치락 뒤치락` 시이소오 게임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금융그룹 챔피온 타이틀전이 치열하다. 신한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에 빼앗겼던 순이익 1위자리를 지난해 탈환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에도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렌지라이프 편입과 글로벌 부문 외연 확대, 비이자 수익 기반 확대를 통한 실적 상승 등이 결정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9년여간 순익 1위 자리를 지키던중 지난 2017년 순이익 4000억원 차이로 KB그룹지주에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빼앗겼던 전례가 있다.

 

말그대로 최근 몇 년새 대한민국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등 시이오소 게임이 계속되는 셈이다. 올해 하반기 1위 자리를 놓고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간 자존심 대결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리딩금융 자리 놓고 엎치락 뒤치락=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91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6.6% 증가한 수치다. 2분기 당기순이익도 9961억원으로 1분기(9184억원)보다 8.5% 늘었다.

 

이같은 실적은 라이벌인 KB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8368억원과 2분기 당기순이익 9911억원 등 2개부문에서 모두 앞서는 숫자다. 신한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 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26.7% 증가했다. 글로벌 부문의 순이익도 8.7% 증가한 1783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부문이 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6%로 1년전보다 0.5%포인트 커졌다. 글로벌투자금융(GIB) 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51% 증가한 352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간 승패는 비은행 부문에서 갈렸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1조30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같은기간 1조2818억원의 순익을 낸 신한은행을 제치고 은행부문에서는 1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KB금융지주의 KB국민카드와 KB생명보험 등 비금융부문 계열사는 신한카드,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등에 크게 뒤쳐졌다. 이같은 부진이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신한금융지주에 내준 주된 이유다. 국민카드의 상반기 순익은 지난해(1686억원) 대비 13.35% 감소한 14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한카드 순익 2713억원의 53.85%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다.

 

KB생명보험의 순이익은 52.78% 증가한 165억원이다. 반면 신한생명의 순이익은 11.43% 증가한 78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생명이 KB생명보다 4배가량 큰 순이익을 달성한 셈이다. 올해 오렌지라이프 실적(873억원) 편입도 희비를 가르는데 일조했다. 

 

증권사부문 비교에선 KB증권이 10.54% 증가한 1689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1428억원)를 앞질렀다.

 

◆신한 ‘조용병’ vs KB ‘윤종규’...회장님의 공격경영=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과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의 공격경영 행보도 치열하다. 조 회장과 윤 회장은 지지부진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해외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공격적인 곳은 KB금융지주 윤 회장이다. 윤 회장은 이미 지난해 12월 자사주 2000주를 사들여 총 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1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무려 23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연달아 매입했다.

 

호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하자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윤회장은 도 하반기중 런던에서 해외IR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해외 일정이 조율되는 대로 출장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앞서 윤 회장은 4월 홍콩과 호주, 미국에서 기관투자자를 만났고, 5월엔 미국 시애틀 '마이크로소프트 CEO 서밋'에 참석, 각국 기관투자자를 일대일 미팅을 가졌다.

 

KB금융그룹 윤 회장이 자사주 매입과 해외IR 등 쌍끌이 작전을 펼친다면 신한금융지주 조 회장은 해외IR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영성과와 경영전략을 해외투자자에게 설명하고 이를 통해 주가를 부양한다는 게 조 회장의 전략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달 말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IR에 참석한다. 아직 세부일정이 잡히지 않았지만, 다양한 글로벌 투자자들과 만나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구상중에 있다. 조 회장은 지난 4월엔 열흘 가량의 일정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토론토 현지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IR을 진행한 바 있다. 하반기에는 북유럽과 영국 등에서 IR을 검토하고 있다.

 

7월말 현재 신한금융지주의 주가 총액은 21조545억원, KB금융지주는 18조2715억원이다. 신한금융지주의 시총이 2위인 KB금융지주보다 2조7830억원 가량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