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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분양가 상한제' 카드에 주택시장 '술렁'

강남4구 아파트가격 오름세...하반기 2만606가구 분양

[퍼스트경제=김응석 기자]서울지역에 중소형 중심의 아파트가 대거 쏟아질 것 같다. 건설사들이 연말까지 서울지역에만 1만1700가구를 공급한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난다. 특히 인기 상한가를 치는 전용면적 85㎡ 미만의 중소형 아파트만 따져도 2만가구이상이 연내 청약시장에 나온다.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에 이어 강동구도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분양가 상한제 카드에 조금씩 힐이 실리는 모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다시 꿈틀거리는 집값을 잡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뽑아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 공급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반기 수도권 중소형 물량 2만여가구=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85㎡ 미만 중소형으로 구성된 아파트 2만606가구(임대 제외)가 일반분양을 받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3만9726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3년(2016년 6월~2019년 6월)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용면적 60㎡ 이하가 30.4% 올랐다.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도 28.2%나 가격이 뛰었다. 상반기 분양시장에서도 중소형 아파트가 강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 1순위 청약경쟁률중 가장 치열했던 하남 ‘감일 에코앤e편한세상’ 전용면적 84㎡B 타입은 59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 전가구 중소형으로 구성된 아파트 분양도 이어진다. 대림산업은 김포시 마송택지개발지구에 ‘e편한세상 김포 로얄하임’을 8월중 공급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당장은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겠지만 정비사업 위축 등으로 수년내 도심에서 신규 공급되는 물량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준공 된지 5년 이내의 새 아파트들의 시세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 오름세 확산일로=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주 대비 0.02% 올라 2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구와 서초구는 지난주와 동일하게 각각 0.05%, 0.03% 상승했다.

 

최근 약세가 이어졌던 강동구도 35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0.03%로 지난주(0.04%)보다는 상승폭이 둔화했다.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5㎡는 현재 19억7000만원을 형성했지만 분양가 상한제 도입설 직후 관망세로 돌아섰다.

 

양천구와 동작구의 아파트값이 각각 0.05% 상승했고 성동구의 아파트값도 33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중랑(-0.01%)·강서(-0.01%)·구로(-0.02%) 등지는 하락했다.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0.01% 내렸으나 지난주(-0.05%)보다 낙폭은 줄었다. 과천시 아파트값이 0.23%, 광명시가 0.38% 올랐으나 오름폭은 지난주보다 소폭 둔화했다.

 

분당신도시는 지난주 0.02% 오름세로 돌아선 데 이어 이번주 조사에선 0.1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최근 급매물이 팔리면서 호가가 상향 조정됐다.

 

◆분양가 상한제 언급에 청약시장 혼란=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은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분양 분양가가 낮아질수록 조합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분양 일정이 연기되는 일이 다수 발생했다.

 

실제로 하반기 서울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강동구 둔촌주공은 분양가 문제로 연내 분양이 불투명하다. 현재 조합 내부에서 후분양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예정된 분양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7~12월 서울내 공급된 일반분양 물량은 2309가구에 불과했다. 반면 연내 분양 받을 경우 준공 후 가치는 한층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로또분양' 열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도 집값을 잡는데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실제로 2008년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2007년 말 몰아내기한 물량이 소진되고 공급 물량도 축소되면서 집값이 다시 반등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