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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기업 ‘‘전기차 배터리’ 짝짓기

정의선, 이재용·구광모·최태원 등 만나 미래 자동차용 ‘전고체 배터리’ 논의
리튬이온 대비 안정성 높고 고용량 가능…차세대 주도할 '배터리' 주목
배터리3사 관련 연구 ‘잰걸음’, 해외에선 美·中 기업들 상용화 준비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미래형 배터리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이를 위한 자동차 기업과 배터리 회사간 합종연횡도 덩달아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4대 대기업간 짝짓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최근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싸고 합종연횡에 발벗고 나선 대표적인 대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의 총수간 회동도 잇따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총괄부회장은 최근 삼성SDI 천안사업장과 LG화학 오창공장 등을 연달아 방문하는 등 강행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수석부회장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이같은 4대기업 총수가 연달아 회동하는 경우는 재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여서 주목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대기업 총수와의 면담을 통해 전기자동차 배터리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부회장이 주목하는 분야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폭발 위험성이 낮고 고용량 저장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All Solid)다.

 

이같은 우수한 안정성과 고농도 저장능력 때문에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미래형 기술로 주목다는 전기차 배터리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간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로 액체 대신 고체 물질을 쓰는 배터리다.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배터리3사는 미국, 중국 등 해외 업체들과 더불어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이며 양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최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잇달아 회동하며 전기차 배터리 부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정 부회장은 특히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기차 등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장 많이 쓰인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양극에서 나온 전기를 일으키는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전해질을 지니는 것에 비해 전고체 배터리는 이름 그대로 전해질을 포함해 모든 부품이 고체 상태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외부 충격, 온도 변화로 전해질 누수나 팽창 등의 변수로 화재 위험이 있는 것에 비해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성이 높다. 전해질을 보호하는 별도 보호 회로, 온도 조절 장치도 필요 없어 관련 부품 부피를 줄이면서 남는 공간에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재료를 추가할 수 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계 등에 들어가는 초소형 전고체 배터리는 개발됐지만 전기차에 들어가는 대형 배터리는 기술 확보 어려움 등으로 인해 양산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미국·중국 등 각국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 증진에 앞다퉈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1회 충전에 전기차 800km 주행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렸다. 일본은 도요타와 파나소닉이 2017년부터 협력하고 있다. 최근엔 배터리 합작사도 설립했다. 도요타-파나소닉 합작사는 전세계 전고체 특허의 40%를 차지한다.

 

미국 테슬라는 지난해 1월 전고체 배터리 개발기업 맥스웰테크놀로지를 2억1800만달러(2620억원)에 인수했다. 중국의 경우 칭다오에너지디벨롬먼트는 2년 전부터 10억위안(1700억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 구축을 준비 중이다.

 

배터리 전문가들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가 워낙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고 아직 연구 초기 단계인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각국에서 전고체 배터리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누가 우위에 있다고 할 정도는 아닌 초기 단계”라며 “제품의 양산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