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나“...LG유플러스, '화웨이 보이콧' 곤혹

美 국무장관 "화웨이 안쓰는 SKT,KT 깨끗한 통신사" 언급하며 압박
올해 하반기 28㎓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LTE 전국망 구축 화웨이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지난해 무역분쟁으로 불붙은 미·중간 갈등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 분야 대기업인 LG유플러스이 예기치 않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보이콧' 압박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유는 홍콩보안법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는 미국이 LG유플러스를 겨냥해 중국산 화웨이 장비 사용 자제를 요청하고 '화웨이 보이콧'을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자칫 고래(미국과 중국) 싸움에 새우등(LG유플러스) 터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사실 국내에선 LG유플러스가 중국 화웨이의 5세대이동통신(5G)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유일한 이동통신사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국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미국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에 대해서도 중국산 사용을 지양토록하는 무언의 압박을 벌여였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한국의 SKT와 KT, 일본 NTT 같은 깨끗한 통신사들이 그들의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고 공개 설명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SKT와 KT를 콕 찍어 언급하면서 유일하게 화웨이 5G 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를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앞서 영국은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미 국무부의 압박을 받은 LG유플러스 입장에선 나 몰라라할 수 없는 처지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28㎓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를 앞둔 상황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현재 3.5㎓ 대역 일부 지역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댜.

 

이 때문에 장비 호환성 등을 감안하면 화웨이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만약 기존 장비를 걷어내고 새로운 기지국을 구축할 경우엔 막대한 교체 비용이 들어간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부터 LTE 전국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 5G용으로 주로 쓰이는 전파 주파수 대역은 3.5GHz구간으로, 국내 이통사들은 아직 LTE와 5G를 겸용으로 쓸 수 있는 비단독모드(NSA)를 적용하고 있다. 이미 구축된 LTE 장비의 영향이 절대적일 수 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5G 장비업체 선정 초기 화웨이를 선택했다. 기존 3.5㎓ 대역 인프라를 구축할 때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4곳 장비를 모두 사용했다. 이에 28㎓ 대역 인프라 역시 3.5㎓ 연결선상에 위치한 화웨이 장비 사용이 불가피했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5G 인프라인 3.5㎓ 대역폭 적합한 화웨이 장비를 사용중이다. 장비를 바꿀 경우 28㎓ 대역폭이 가능하다. 이 경우엔 3.5㎓ 대역폭 주파수와 연결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교 교체를 위해선 수조에 자금이 소요되는 등 천문학적인 비용도 걸림돌이다. LG유플러스의 55 기지국의 장비별 브랜드 현황은 에릭슨이 10% 미만인 반면 화웨이, 삼성전자, 노키아 등 3사가 각 30% 안팎씩 점유하고 있다.

 

반면 KT는 삼성전자(6만5290개)가 72%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에릭슨(1만1493개), 노키아(1만3444개) 제품으로 분포됐다. 중국산 화웨이 장비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와는 대조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