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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플랜트 건설시장 적신호 켜졌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13년새 최저 기록
저유가 이어 코로나19 사태 악재로 작용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건설업계 해외 플랜트 수주 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저유가 및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해외플랜드 공사와 입찰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올해 공사 발주가 늦어진 국가가 10곳에 달한다. 중동 지역은 저유가 국면에 접어들면서 발주 일정을 늦추고 있다.

 

실제로 1분기 발주가 유력했던 아랍에미리트(UAE)의 하일&가샤 가스전 개발 공사와 쿠웨이트 알주르 액화천연가스(LNG) 공사 등이 줄줄이 연기됐다. 카타르 담수발전 공사와 사우디 가스처리 시설 공사도 입찰도 2개월이상 뒤로 밀렸다.

 

◆유가하락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악재 잇따라=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인도분 덱사스산 원유(WTI)가 30달러 때 까지 추락했는데 하루동안 25%가 떨어진 것은 걸프전이 발발한 1991년 이후 최대치였다.

 

사우디 중심의 OPEC(석유수출기구) 회원국들과 OPEC+(오펙 플러스)는 세계 석유생산량을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을 줄였다.

 

역대 최대 감산이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석유 수요 감소분은 하루 3000만 배럴 가량”이라며 “턱없이 부족한 감산 규모가 됐다”고 지적했다.

 

산유국들의 감산합의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최저치를 기록 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2% 떨어진 19.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가 2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2년 2월 이후 18년여만이다.

 

플랜트 산업은 석유, 가스, 전력 등을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하는 복합산업이다. 원유 의존도를 줄이려던 중동 지역은 석유화학 플랜트 신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중동은 국내 기업이 지난 50년간 수주한 금액이 전체 매출에서 53%를 차지하는 수주 ‘텃밭’으로 분류된 곳이다. 배럴당 20달러 수준에 그치는 저유가가 지속되면 산유국들의 공사 발주물량 축소와 입찰이 지연된다.

 

◆적신호 켜진 글로벌 플랜트 건설시장=건설업계의 해외 시장은 ‘빨간불’이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세계 각국의 건설부문 발주가 연기되는데 발맞춰 시공권 입찰도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건설 시장은 223억 달러(26조4000억원)의 수주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31%가 감소했다. 13년 만에 최악의 기록이다. 이는 불황이던 지난 2010년(716억 달러)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이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간의 신경전으로 시작된 저유가 시대는 산유국들의 ‘치킨게임’으로 번졌다. 유가 하락은 3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이는 글로벌 플랜트 시장의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5대 건설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플랜트 부문 매출은 모두 하락했다. GS건설은 2018년대비 28.4%가 떨어졌다. 이는 5대 건설사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다음은 대림산업 24.3%, 대우건설 18.6%, 현대건설 7.5%, 삼성물산이 2.6%씩 줄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저유가 국면에 해외 플랜트 공사 발주는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가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2분기에도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