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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신한 vs KB, 리딩뱅크 대결 ‘후끈’

신한금융, 작년 917억원 차이로 순익 1위 '수성'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신한금융그룹 vs KB금융그룹, 대한민국 대표 리딩뱅크는 누구?'.

 

금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KB금융그룹 제치고 2년 연속 '리딩 금융' 타이틀을 차지했다. KB금융은 막판 맹추격을 하면서 신한금융은 당초 예상과 달리 아슬아슬하게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한다면 올해 1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그룹이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하고도 웃을 수 없는 이유다.

 

◆“대한민국 리딩뱅크 나야 나1”=신한금융의 작년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기준)은 3조4035억원으로 KB금융(3조3118억원)에 비해 917억원 많았다. 이로써 신한금융이 1000억원이 안되는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금융그룹 실적 1위에 올랐다. 업계는 당초 신한금융이 무난하게 실적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분기부터 신한금융은 실적 1위자리를 유지했다. 작년 3분기에는 신한금융 누적 순익이 2조8960억원을 기록하면서 KB금융(2조7771억원)을 약 1200억원 차이로 제쳤다. KB금융이 3분기 순익이 2분기에 비해 5.1% 감소하면서 같은 기간 1.5% 감소에 그친 신한금융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하지만 KB금융이 4분기 순익을 신한금융에 비해 300억원 많게 거두면서 차이가 좁혀졌다.

 

이처럼 리딩금융 경쟁이 박빙의 승부가 연출되면서 올해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싸움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KB금융은 올해 그룹의 ‘약한고리’로 꼽히는 생명보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푸르덴셜 생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인수합병 통한 영토 확장 총력전=KB생명은 규모가 작고 업계 위상이 낮은 탓에 인수합병(M&A)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만약 KB금융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게임의 향방은 더욱 예측하지 못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

 

KB금융이 신한금융에 아깝게 리딩 금융그룹 싸움에서 밀린 이유는 비은행부문 경쟁력이 신한금융에 다소 밀렸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전체 당기순익(연결조정 전) 가운데 비은행부문 계열사 순익 비중은 29%로 신한금융(34%)에 비해 5%포인트 낮았다.

 

특히 신한금융의 비은행부문 경쟁력 향상은 생보사인 오렌지라이프 인수로부터 비롯됐다. 오렌지라이프가 작년 신한금융에 가져다준 이익은 1606억원이다. 인수 직후 신한생명을 제치고 계열사 실적 4위에 오른 기록이다. 반면 KB생명의 작년 순익은 오렌지라이프의 10분의 1수준인 160억원에 그쳤다.

 

KB금융이 푸르덴셜 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이에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다”고 전했다.

 

KB금융은 '알짜 생명보험사'로 평가되는 푸르덴셜생명을 2조~2조5000억에 인수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 인수가와 비슷하다. 푸르덴셜생명은 무엇보다 자본적정성이 우수하다. 현재 푸르덴셜의 지급여력비율(RBC)은 505.1%로 생명보험업계 1위다.

 

또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 위주로 성장해 고수익 구조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대다수 생명보험사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판매해왔던 것과 비교된다. 자산 점유율은 2% 내외로 크지 않지만 국공채 등을 활용해 자산운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온 것도 장점이다.

 

◆사업확장 위한 실탄 확보 강화=KB금융은 이를 위해 실탄 확보도 착실히 해왔다. 업계는 KB금융이 M&A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꾸준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은 지난 2016년부터 총 1조30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물론 자사주 매입은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출자총액/지주사 자기자본) 수치를 높여 출자여력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주회사의 재무안정성을 감시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된 계량지표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차입을 통한 외형확장을 막기 위해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30% 아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KB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작년 9월 말 기준 126%로 상안선인 130%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인수 기업의 일정 지분을 사들인 후 나머지 지분을 자사주로 교환해 100%자회사로 만드는 방식을 활용하면 이중레버리지비율 지표 악화를 피할 수 있다. KB금융은 LIG손해보험(현재 KB손해보험)과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을 인수할 때 이러한 방법을 썼다.

 

양측 지분을 각각 61%, 48% 가량 먼저 사들인 뒤 잔여지분은 KB금융지주 자사주와 교환해 확보했다. 현재 KB금융이 추가 출자여력은 9000억원 가량이다. 자사주 활용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활용하면 2조 5000억원 넘게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신한금융은 작년 오렌지라이프 인수와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로 출자여력이 KB금융 보다 더 작아 당분간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말 기준 신한금융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28.58%로 4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에 불과 1.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달 30일 신한금융은 자사주를 통해 오렌지라이프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추가 M&A에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보유 자사주 1388만2062주(약 6066억원)로 823만2906주의 신주를 발행해 오렌지라이프 주식과 교환했다. 교환비율은 오렌지라이프 보통주 1주당 신한금융 보통주 0.66주로 이뤄졌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M&A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신한금융이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당분간 지주사 자기자본을 꾸준히 늘려 출자여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