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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 ‘적신호’

입찰 하루 전까지 인수의향 기업 윤곽 안나와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적신호가 켜졌다. 매각입찰이 하루 앞으로 성큼 다가왔지만 강력한 인수후보 윤곽이 나타나지 않는 등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7월 말 주식 6868만8063주(31.0%)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며 새 주인 찾기 가운데 예비입찰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항공업은 특수성을 띄고 있어 사업 진출을 새롭게 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초 시장에서는 ‘초대형 매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연이은 실적악화로 재무상태가 악화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볼멘소리가 무성하다. 이 같은 우려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통매각을 자신하며 매각 실패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20여 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투자설명서(IM)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매각 공고 전 관심을 보인 애경그룹은 IM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모펀드 KCGI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의사를 밝힌 20곳이 넘는 기업 중 2곳만 확인된 이유는 인수금액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수 의사를 밝히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시장 가치가 급부상해 인수금액이 높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GS그룹의 인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사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모호한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은 3일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이미 CS증권은 기한에 맞춰 구주 매입가격과 신주에 대한 투자금액을 제시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1조7454억원으로 전년 동기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2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2024억원에 달했다. 또 부채비율만 660%에 육박하고 있으며 하반기 적자도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당장의 재무상태를 개선하기도 쉽지 않으며 매각금액만 2조원이 넘게 필요할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이 선뜻 매각을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장애물은 재무상태 이외에 저비용항공사(LCC)업계의 부상과 샌프란시스코 소송문제까지 겹치고 있다. 최근 5년간 LCC를 이용한 국제선 여객 증가율은 연평균 40%에 달한다.

 

반면 FSC(대형항공사)의 같은 기간 증가율은 3.8%에 그치고 있다. 국내선 이용객도 올해 LCC업계는 2.7% 증가가 예상되지만 FSC업계는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FSC업계의 날개가 꺾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공기 사고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사측은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운항정지 45일’처분을 두고 재판부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 당초 1,2심 재판부는 국토부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운항 중지 처분이 현실화되면 200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는 지난 2013년 7월6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보잉 777기가 추락해 3명이 사망했고 18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