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초점]항공사, "매출부진 경고등 켜졌다"

제주항공·진에어·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줄줄이 곤두박질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주요 항공사들이 줄줄이 난기류를 만났다. 고공비행하던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대형항공사(FSC)까지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 크고 작은 항공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일제히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과 진어에 등 LCC는 일본불매 운동에 발목을 잡혔다. 일본 노선을 줄이고 중국 등 다른 해외 노선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오너리스크가 큰 대한항공과 매각 입찰을 진행중인 아시아나항공 등도 답답한 심정이다.

 

◆LCC 고매출 축제 끝났다...적자 전환 잇따라=제주항공은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2014년 이후 20분기 만에 적자 전환됐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274억원에 달했다. 제주항공 측은 경쟁심화, 업황 부진 등으로 적자 전환됐다고 이유를 피력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보잉사와 5조원 규모의 계약으로 2022년부터 갚아야할 빚이 연간 5000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자금확보에 의문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제주항공의 매출 ‘효자’는 일본행 노선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한국~일본 노선 여행객이 급감하는 실정이다. 제주항공 경영진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실제로제주항공의 국제노선은 68개로 이중 22개가 일본 노선이다.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을 줄이는 대신 중국행 노선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본 노선이 전체 매출의 24%를 차지하는 등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적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진에어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진에어는 2분기 영업이익·당기순손실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부터 지속된 재정 악화였다. 진에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3.8%가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이 43.6%나 감소했다. 이스타항공을 비롯한 다른 LCC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실적부진 등 핵심 악재 요인...매각 스케즐 차질 우려=FSC업계도 비상등이 켜졌다. 물론 FSC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경영 악화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2019년도 상반기의 부침도 벗어나지 못했다. 더욱이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할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 됐다. 또 각종 ‘갑질’논란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대한항공은 실적마저 부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상반기 매출이 1조7454억원, 영업이익은 12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부진은 향후 매각과 관련돼서 큰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5일 매각 공고를 내고 ‘새 주인’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인수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SK, 한화, CJ 등 주요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에 군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가장 큰 악재는 항공업종의 실적 부진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예외가 아니다. 2분기 실적 부진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대한항공도 2분기 실적부진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KCGI 등 외부 견제세력이 실적부진을 이유로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467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81.9%가 감소한 실적이다. 2분기 영업손실은 986억으로 4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화물 물동량은 2016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여객 성수기를 맞는 3분기를 맞이해도 항공업 시장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불매 운동에 따른 일본여행 보이콧과 국내외 경기침체 등이 대한항공 입장에선 장단기적 악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