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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부회장 ‘현장경영’ 광폭행보

日 경제보복 후 온양‧천안‧평택 등 반도체 공장 방문 강행군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에 이어 지방 반도체 공장을 연달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미중 무역 및 환율전쟁에 이어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등으로 장기화 조짐으로 보이는 글로벌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9일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평택사업장을 전격 방문했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뒤 맞는 첫 번째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메모리 반도체 사업 전략과 공급망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사업장 1라인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핵심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또 오는 2020년에는 2라인 완공도 예정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한 뒤 5일 전자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긴급 비상대책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전자 계열사 사장단이 모두 참석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3일과 4일 주말을 지나 사장단을 긴급 소집한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는 게 삼성전자 안팎의 전언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는 말로 전의를 불태웠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관련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나홀로 1주일 일정의 일본 출장길에 나선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최근 지방 반도체 공장에 대해 릴레이 현장점검에 나서는 것도 일본 출장에서 일본 현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일본 출장길에서 복귀한 이후 사태 해결책 마련에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경영환경 악화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평택공장 방문에 앞서 이 부회장은 긴급 사장단 회의 다음날인 6일에는 반도체 후공정(검사‧패키징) 사업장인 온양‧천안사업장을 동시에 방문해 반도체 개발 및 조립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장경영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방 반도체 공장을 직접 방문하며 생산라인을 점검하는 것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정면돌파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피력하는 셈”이라며 “이 부회장의 이같은 현장경영 행보는 당분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