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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경기지역 아파트 매입 1년새 3.3배↑

작년 상반기 6743건→올해 상반기 2만1998건 급증
서울 집값, 전세값 급등해 ‘탈서울’ 수요 증가
신규 아파트 분양에도 관심…알짜 단지 분양 봇물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서울 목동에서 8년째 거주하던 회사원 임창호(42.가명) 씨는 올해 봄 부천으로 이사했다. 임 씨는 8년 전세살이를 끝내고 84㎡ 규모의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꾸몄다.

 

경기도 부천이면 주거생활인나 편의시설, 초등학교 아들 학교 등도 무난할뿐 아니라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회사로 출퇴근이 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등이 치솟고 있는 터라 강남 아파트로 가지 못할 바엔 차라리 회사 출퇴근 등이 불편없는 내집 마련이 좋을 듯 싶어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임 씨처럼 서울지역에 거주하다 경기도 인근에 아파트를 매입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아예 서울을 떠나 경기도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수요가 있는가 하면 장단기적 투자 차원에서 아파트를 장만하는 서울시민들도 있다.

 

이같은 수요가 몰리면서 올해 상반기 서울시민 가운데 경기도에 아파트를 구입하는 숫자가 1년새 무려 3.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숫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교통호재로 탈 서울 부담이 줄어든 게 서울사람이 경기도 일대 아파트 구입에 나선 주된 이유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분석이다. 특히 서울에서도 수요 유입이 늘어난 만큼 경기도에 신규 공급되는 새 아파트의 청약열기도 덩달아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서울시민 상반기 경기권 아파트 2만1998건 매수=한국감정원 아파트 매매거래 분석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거주민이 경기도 아파트 2만1998건을 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6743건보다 3.3배나 늘어난 숫자다.

 

서울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아파트를 매입한 지역은 고양(2819건)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남양주(2371건), 용인(1953건), 김포(1504건), 수원(1502건). 의정부(1315건), 부천(1182건), 안양(1047건), 성남(978건), 광명(839건) 순이다. 서울 거주민이 집중 매입한 경기 아파트는 대부분 서울에 입접한 10곳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에 아파트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경기권에 ‘내집마련’에 나선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아파트 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다소 가격이 저렴한 경기권 아파트로 수요쏠림 현상이 일어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값은 올들어 가파른 우상향 현상을 보였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9억5033만원, 전세는 4억9922만원에 달한다. 경기도 아파트값(평균 4억806만원)이 서울 전세값 보다 더 낮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7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10억원을 넘었다.또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계획, 지하철 연장, 도시철도 개통 등의 호재로 경기권 거주 부담이 줄어든 것도 이유로 꼽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상반기 서울 집값이 계속 올랐고, 특히 전세 거주 부담도 커져 탈 서울을 결심한 수요가 많았다”며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의 경우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묶인 만큼 합리적 가격의 내집마련청약 열기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 서울 바람타고 경기권 아파트 분양 봇물=탈 서울을 꿈꾸는 서울시민의 경기권 아파트 매수 바람이 거센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이 경기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8월 GS건설 ‘의정부역스카이자이’다. 최고 49층, 전용면적 66∙76∙84㎡ 393가구로 조성된다. 호반산업은 시흥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 공동3블록 일원에 공급하는 ‘호반써밋 더 프라임’ 분양에 들어갔다. 전용면적 59~84㎡ 총 826가구다.

 

롯데건설은 하반기 고양 덕양구에 ‘대곡역 롯데캐슬 엘클라씨’ 전용면적 59~84㎡, 총 834가구 중 254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도 연내 광명 2구역 재개발로 3344가구 아파트를 공급하며 일반분양으로 730가구를 계획하고 있다. 7호선 광명사거리역을 걸어서 이용 가능하다.

 

하남 감일지구에서는 9월 대우건설이 주상1블록에서 푸르지오 496가구가 분양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여주에서는 우남건설이 여주역세권 도시개발구역 2블록에 총 602가구 규모 ‘여주역 우남퍼스트빌’을 분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