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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빅4, 코로나19發 '불황터널' 벗어난다

정유 , 1분기 부진 딛고 2분기 실적개선 징후 나타나
코로나 사태 장기화 대비한 사업다각화 준비 한창
유동적인 글로벌 정세·코로나 재확산 등 변수 상존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정유업계에 경기회복의 희망의 빛이 엿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곤두박질치던 영업실적이 2분기 들어 서서히 살아나는 징후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택지후 줄곧 바닥을 치던 국제유가가 40달러 선까지 회복세를 탄데다 항공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는데 힙입어 항공유 수요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정유사들은 매출이 조금씩 살아나는데다 코로나19 사태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가 둔화되는 등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초 본격화한 코로나19발 불황의 터널 끝이 보인다는 의미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여전히 글로벌 정세가 다소 유동적인 데다 코로나19 확산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등 넘어야할 산이 한 둘이 아니다. 이에 따라 각 정유사들은 새로운 변수에 대비하는 등 만반의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각 정유사들은 이같은 변수에 대비해 친환경 중심의 정유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익구조의 포트폴리오를 가속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하면서 사업다각화를 통해 영토확장 효과도 준비하려는 계산법이다.

 

◆SK이노베이션 등 정유 빅4 1분기 부진 딛고 2분기 선방=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오일 등 정유 4사는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코로나19 영향에 국제유가 폭락, 수요 감소 여파까지 더해지며 재고 관련 손실이 역대 최악으로 치달은 결과다.

 

이들 4개 사가 낸 1분기 영업 손실 합은 약 4조4000억원에 달했다.2분기에는 재고 평가 손실이 줄어들고 유가도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1분기보다는 적자폭을 줄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정유업체들은 2분기 실적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 일단 1분기와 같은 최악의 시즌은 끝났다는 게 중론이다. 매출이 조금씩 살아나고 영업 적자폭도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영업손실이 3724억원, S-오일은 7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 1조7752억원, S-오일 1조73억원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성적표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경우도 비슷한 비율의 영업수지 개선이 수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2분기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회복세를 국제 유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유 빅4의 손익을 가늠하는 ‘바로미터’인 두바이유 가격이 올해 1월 배럴당 64.32달러에서 4월 평균 20.39달러까지 곤두박질친 뒤 7월 7일 현재 42.90달러까지 반등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도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3,4월에 비해 서서히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점도 정유 빅4에겐 긍정적인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4사 모두 셧다운 영향으로 마진 개선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었도 일정 부분 실적 개선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3분기에도 유가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만 없으면 3분기 이후에도 추가적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려감을 표시하는 시각도 있다. 정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브라질 등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 추세인데 이로 인해 미국의 2차 락다운이 이루어질 경우는 다시 불확실성이 증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여전히 불확실한 변수가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코로나 직격탄 맞은 정유빅4 ‘새판짜기’ 박차=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업의 한계성을 경험한 정유 빅4가 ‘체질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부터 석유 수요가 회복되기까지 업황이 신통치 않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친환경 정유사업을 준비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서루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4분기 이 수요는 하루 8910만 배럴까지 떨어진다. 또 내년 2차 팬데믹이 불어닥칠 경우엔 8900만 배럴까지 급감하게 된다. 정유업계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유업체들이 장기적 생존해법을 찾으려는 이유다.

 

정유사들은 일찌감치 비 정유부문을 강화하는 내용의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내연기관차 외 전기, 수소 등도 충전하는 거점으로 주유소를 변경하고 사업에 디지털 전환을 실행하는 것은 물론 별도의 성장동력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은 ‘그린 밸런스 2030’을 설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 사업과 저탄소 바이오 연료, 친환경 윤활유·아스팔트, 초경량 자동차 소재와 같은 친환경 제품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윤활유 등 미래에 맞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자회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 화학공장을 신설하는 ‘HPC 프로젝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GS칼텍스는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올레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제품 개발 및 상업화도 한창이다. S-오일의 경우엔 잔사유 고도화시설과 다운스트림 시설 등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