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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중기부 vs SK, 불화수소 국산화 ‘동상이몽’

박영선 "대기업 불화수소 안쓴다"…최태원 "품질의 문제"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국내 산업계에 혼란이 야기되는 가운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불화수소 등 소재ㆍ부품 국산화를 두고 이견을 보여 주목된다.

 

박 장관이 "(국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 최 회장이 즉각 "(소재와 부품을) 만들 수는 있지만, 품질의 문제"라고 설명한 것.

 

최 회장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박영선 장관의 강연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장관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같은 답변엔 이날 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선 박 장관이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느냐고 중소기업에 물어보니 가능하지만 대기업이 안 사준다는 게 문제라고 하더라”고 한 발언에 대한 답변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

 

앞서 박영선 장관은 강연을 통해 "일본과의 갈등 관계가 위기이지만 기회도 될 수 있다"면서 "핵심 부품을 대기업에서 모두 만들 순 없다"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또 "중소기업을 만나 물어보니 불화수소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그런데 (문제는) 대기업이 사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도 펼쳤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반도체 역시 중국도 다 만든다"며 "순도가 얼마인지, 또 공정마다 불화수소의 분자의 크기도 다른데 그게 어떤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에 맞는 불화수소가 나와야 하지만 우리 내부(국내)에선 그 정도까지의 디테일은 못 들어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 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뒤 박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품질, 순도 문제라는 기사를 봤다”고 썼다. 그는 또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냐”면서 “만약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연구개발(R&D) 투자를 하며 서로 밀어주고 끌어줬다면 지금 상황은 어떠했을까”라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이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모든 것에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건 서로에게 기회를 주고 용기를 주고 북돋아 주는 일”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일본 수출규제 대책을 묻는 질문에선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를 천천히 잘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