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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담대 금리 5%대 돌입...연내 6~7%대 전망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미국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고강도 긴축에 나서면서 국내 금융시장까지 여파가 이어진 것이다. 4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6%에 근접했다.

 

미국 연준이 이날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데 이어 추가 금리 인상을 사실상 언급하면서 조만간 국내 주담대 금리 6% 돌파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말 주담대 금리가 최고 7%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신규 취급액)가 16일 줄줄이 인상되면서 3.69~5.632%로 기록했다. 특히 이번 인상으로 4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은 모두 5%대에 진입했다.

 

우선 하나은행 주담대(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가 종전 4.209~5.509%에서 4.332~5.632%로 0.123%포인트(P) 올랐다. 이어 △신한은행은 3.92~4.97%에서 4.01~5.03% △KB국민은행은 3.55~5.05%에서 3.69~5.19% △우리은행은 4.14~5.12%에서 4.28~5.26%로 각각 조정됐다. 주담대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앞으로 대출받아야 하는 가수요 층 이자부담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5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8%로 전월 대비 0.14%P 상승했다. 이는 2019년 3월(1.9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코픽스는 각 시중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에 반영되고 있다. 6개월물 금융채도 전날 기준 2.429%로 전월 같은 기간(1.936%) 대비 0.493%P 올랐다.

 

문제는 미국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는 데 발맞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더 덩달라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1.5~1.75% 수준으로 높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다음 회의에서도 최소 0.5%P 인상을 예고했다.

 

이로써 미국 금리 상단과 한국은행 기준금리(1.75%) 수준이 같아졌다. 오는 7월 1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빅스텝(0.5%P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드여지는 분위기다.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다음 달을 포함해 4번 남았다. 차기 회의에서 빅스텝 후 나머지 3번을 0.25%P씩 올릴 경우 국내 기준금리도 3%를 찍는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부동산 시장도 단기적으로 약보합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5만8407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37.2%가 감소했다. 5년 평균 7만4151건보다도 21.2% 거래량이 줄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주택구매가 내집마련이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투자행위로 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금리가 높은 상황에선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며 “당분간 전체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