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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CJ그룹 후계자 '이선호' 마약 적발

SK·현대가 3세 투약 마약과 같은 종류…검찰, 불구속 수사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재벌가(家) 자녀의 일탈 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SK그룹을 비롯해 현대그룹, 남양유업 등 재계 3세의 마약 투약 혐의로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이런 가운데 2일 CJ그룹 장남이 같은 혐의로 입건, 재벌가 일탈이 또 한번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더욱이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그룹 핵심을 맡을 차기 경양자로 경영승계에 바짝 다가선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마약 파문으로 승계작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부장은 지난 1일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수십여 개를 밀반입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미국에서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 씨는 항공 화물 속에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숨겨 들어오다 공항세관에 적발됐다. 또 검찰이 진행한 소변검사에선 대마 양성 반응도 나왔다.

 

검찰은 이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일단 귀가 조처한 상태다. 검찰은 "이씨의 범죄 전력 여부, 마약의 종류, 범죄 인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조사 일정 등 수사와 관련한 구체적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액상 대마 카트리지는 현재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SK그룹과 현대그룹 창업주 손자들이 투약한 것과 같은 종류의 변종 마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3세 최 모씨와 현대가 3세 정 모씨는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1000여만 원 추징이 구형된 바 있다.

 

이번에 마약 혐의로 입건된 이 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해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한 후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식품전략기획1팀으로 보직을 옮기면서 CJ그룹 4세 경영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CJ그룹은 지난 4월 CJ올리브네트웍스의 구조를 개편하면서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하고,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 부장과 누나인 이경후 상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곳이다.

 

이 회사는 CJ그룹 경영권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됐던 계열사다. 이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 이 상무는 6.91%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부장과 이 상무는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 뒤 주식교환으로 CJ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분할·합병에 따른 지분 교환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부장과 이 상무는 각 CJ의 지분이 0%에서 2.8%, 0.1%에서 1.2%로 올라간다. 그룹 승계의 핵심인 지주회사 CJ의 지분이 없던 이 부장과 이 상무가 지배구조 개편으로 자연스럽게 CJ의 지분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경영승계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승계 작업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편법논란이 제기돼 왔고 이 부장의 CJ지분율도 매우 미약한데다 마약논란까지 일어난 만큼 승계 작업의 부담을 느낄 것이란 분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해 관련 상황을 파악 중에 있다"며 "오늘 출근을 했는지, 이 회장의 입장이 어떤지, 어떤 징계가 이뤄질 지 아무 것도 파악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