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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과 추억 그리고 전통음료”…건강음료 '주목'

눈 코 입 등 오감으로 마시는 수정과와 식혜
사이다 콜라 등으로 못느끼는 청량감 일품
음료 위에 잣 `동동` 쌀 `동동` 영양도 `동동`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사이다나 콜라처럼 갈증을 한방에 날리는 시원한 음료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하지만 사이다나 콜라는 마시고 난 뒤 다시 갈증이 찾아 온다는 점에서 거부감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런 느낌을 가졌던 소비자라면 전통음료을 찾아보는 게 좋다. 우선 마시기 좋고 갈증도 해소하며 뒤끝까지 깔끔한 전통음료가 있다. 이는 무더위 갈증해소는 물론 겨울철 입맛 돋우는 효과까지 있는 사계절용 전통음료인 바로 수정과와 식혜다.

 

수정과와 식혜는 흰 눈이 소록소록 내리는 겨울철 온 가족이 따뜻한 아랫목에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며 즐겨 먹던 대표적인 전통음료다. 이들 음료는 간식뿐 아니라 식사를 마친 뒤에 입안의 잔 맛을 없애기 위해 후식으로도 인기였다.

 

과음한 뒤 숙취해소용으로 먹어도 좋다. 수정과와 식혜엔 과당과 비타민이 풍부해 과음으로 쌓인 주독을 말끔히 풀어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잣과 함께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수정과와 식혜 한 잔이면 시원하고 운치 가득한 하얀 겨울은 물론 더운 날 갈증을 한방에 날려보내는데도 효과적이다.

 

◆계피향 그윽한 수정과=수정과는 생강 달인 청명한 감색 물에 단맛을 맞춰 부드럽게 불린 곶감을 넣고 잣을 띄춘 뒤 차갑게 식혀서 마셨다. 이때 코로 느끼는 향긋한 계피향과 혀끝을 감기는 청량감은 그 어떤 음료도 따라 올 수 없다.

 

수정과는 지역에 따라, 혹은 입맛에 따라 곶감수정과, 배수정과, 가련수정과, 잡과수정과 등 다양하다. 주로 설날과 같은 전통 명절에 많이 만들었는데 말랑말랑한 곶감의 단맛과 계피, 생강의 향이 잘 어우러져 특유의 향미를 지닌 게 특징이다.

 

수정과는 달인 물과 곶감을 따로 준비해 뒀다가 먹기 직전에 곶감을 띄워 먹으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손쉬운 전통음식이다. 곶감, 생강즙, 꿀, 잣, 통계피, 통후추 등이 주 원료다. 곶감은 표면에 흰색 가루가 생긴다. 이는 포도당, 과당, 탄닌과 같은 성분이다.

 

주로 기침, 딸꾹질, 숙취, 각혈이나 하혈 등의 민간 요법에 즐겨 이용됐다. 또 곶감에는 칼슘, 무기질, 비타민 AㆍBㆍC 등의 성분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수정과에 잣을 넣으면 곶감속에 들어간 탄닌과 철분의 결합으로 탄닌산철이 되는 것을 막아 빈혈과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이뿐이 아니다. 수정과는 몸이 찬 사람이나 차가운 술을 먹고 난 뒤에 효과가 크다. 수정과에 들어 있는 계피는 몸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경락도 잘 통하게 한다.

 

수정과를 만드는 방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민 생강과 통계피를 각각 물에 넣고 은근한 불에서 서서히 끓인 뒤 채로 걸러내고 다시 설탕을 넣어 재차 끓이면 된다. 생각보다 간단하다.

 

◆고향의 달달한 맛 살리는 식혜=음식을 먹고 난 뒤의 갈증을 해소하는 데 최고다. 흔히 단술이나 감주로도 불리는 시원한 식혜를 한 대접 마시면 가슴속 깊이 깔려 있던 갈증까지도 말끔히 사라지고 소화에도 좋다. 어릴적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달달한 추억의 맛까지 떠올리는 음료다.

 

이처럼 갈증 해소에 좋은 식혜는 종류도 다양하다. 호박 물을 넣은 호박식혜가 있고 안동식혜, 옥수수식혜, 별미식혜, 인동초식혜, 인삼식혜, 검은깨식혜 등도 있다.

 

식혜는 몸에만 좋은 게 아니라 만드이의 정성스러운 손맛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맛깔스러운 전통음료다. 먹을 땐 화채 그릇에 국물을 담고 식혜 밥알을 적당히 떠 넣은 뒤 사과 조각이나 석류알 등을 살짝 띄우면 운치가 그만이다.

 

여기에 유자청을 한두 방울 떨어뜨린다면 시원한 맛과 새콤한 향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식혜를 먹을 때는 설탕을 곁들이는 등 각자의 식성에 맞춰 먹을 수도 있다.

 

식혜는 보통의 섬유음료보다 더 많은 섬유질을 갖고 있다. 식혜 안에 있는 효소는 위에서 소화를 촉진할뿐 아니라 소장에서는 발효유의 유산균과 비슷하게 작용하는 게 특징이다.

 

식혜엔 체내에서 음식물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 주는 물질과 항암 성분이 들어 있다. 식혜 물에 잣을 띄우는데 이는 영양의 균형을 맞추면서 차가운 음식을 급히 마시지 말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식혜는 만드는 방법도 정말 간단하다. 찹쌀을 쪄서 엿기름 물을 붓고 삭인 다음 밥알은 냉수에 헹구어 건져 놓은 뒤 그 물에 설탕과 생강을 넣고 끓여 식히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