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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신탁자산·수익 감소했다는 데...왜?

DLF 손실 사태 '후폭풍'...금전신탁 전분기대비 8% 감소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4대 시중은행이 특정금전신탁 자산 규모 감소 등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의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특정금전신탁 규모는 전분기대비 8%(6조5455억원) 줄었다. 이같은 감소율은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던 지난해 4분기(4.1%) 이후 가장 크다.

 

올 3분기에도 증시 폭락이 있었지만 DLF 사태와 맞물려 감소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9월 4대 시중은행의 사모펀드 판매규모가 2.9% 줄어 든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국민은행의 특정금전신탁 규모는 무려 12% 줄어들어 시중은행 가운데 감소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우리은행이 9% 줄었고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5%, 3% 줄었다. 반면 하나은행은 감소 규모는 크지 않았다.

 

은행의 신탁은 소비자가 맡긴 돈을 금융사가 부동산, 채권, 증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낸 뒤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를 뜻한다. 개인연금 상품에 정기예금을 편입하거나 기초 지수 자산을 편입해 운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신탁 자산에서의 수익 창출은 은행의 사업 능력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은행의 이익 구조가 '이자'에 편중돼 있다는 비판과 맞물려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비이자 부문의 수익을 늘리기 위해 DLF와 주가지수연동신탁(ELT) 등을 편입한 특정금전신탁 위주로 상품을 집중 판매했다. 이들 상품은 위험이 높은 대신 고수익을 보장해 고객 만족도가 높다.

 

은행 입장에서도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 등의 유형 재산을 맡기는 재산신탁에 비해 수수료이익이 더 많아 적극적으로 팔아왔다. 그 결과 특정금전신탁이 전체 금전신탁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어섰다. 하지만 DLF 사태와 증시 부진이 겹치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신탁수수료수익 규모가 줄어든 원인을 DLF 사태 하나로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하지만 특정금전신탁은 시장변동성에 따라 고객들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DLF사태가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