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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K-바이오, 위기인가 성장통인가"

"인보사에서 펙사벡까지"...신약 임상시험 연속 실패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K-바이오, 위기인가 성장통인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신음하고 있다. 코오롱 인보사 사태에 이어 신라젠 펙사벡까지 바이오 기업들이 야심차게 진행한 신약 임상시험들이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각 바이오 기업들이 기대하는 글로벌 바이오 강국의 희망 프로젝트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신라젠은 신약 ‘펙사벡’의 임상시험 전면 중단과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2일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가 펙사벡이 신약으로서의 가치가 부족하다며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 받았다.

 

임상 중단 권고 소식이 알려지자 코스닥 시장은 곤두박질쳤다. 임상 중단 사태 발생 전과 비교해 반토막 난 신라젠의 주가와 함께 메디톡스, 헬릭스미스 등 제약·바이오주도 동반 하락했다. 이에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6일 신라젠 주식 12만9000주를 장내 매입하는 등 하락하는 주가 잡기에 발벗고 나섰다. 이날 문 대표가 매입한 주식은 20억원 상당 규모다.

 

신라젠의 ‘펙사벤’처럼 바이오 신약 중단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말엔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 릴리와 맺은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면역질환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반환했다. 8000억원의 기술료가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이 모두 물거품으로 끝난 것이다.

 

이뿐 아니다. 지난 7월엔 미국 제약업체 얀센에 기술수출했던 당뇨 및 비만 치료신약 물질 사용권리가 반환 조치됐다. 최종 상업화단계까지 1조원 가량의 수익이 예상됐지만 계약금 외엔 모두 불발됐다.

 

바이오 불신에 기름을 부은 것은 코오롱의 인보사 사태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3월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인 골관절염 치료 주사제 '인보사'에서 신고한 것과 다른 세포물질이 나와 판매중단 조치를 받았다.

 

사례는 또 있다. 지난 6월 말엔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시험 결과가 목표치에 미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신청이 불발됐다. 남은 건 오는 10월 발표를 앞둔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임상 3상 결과뿐이다.

 

이번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바이오 시장은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로 뒤덮일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코스닥 시장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