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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잘터져!”...이통3사, '5G 속도' 이전투구

LG유플러스 “5G 속도 1등’...SKT·KT “LG측 주장 수긍 못해”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 LG유플러스가 최근 자사 5세대(5G) 이동통신 속도가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빠르다는 내용의 속도비교 광고를 내보내자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들이 “무슨 얘기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초기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경쟁이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에서 촉발된 이번 5G폰 속도 자랑(?)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 반응은 냉랭하다. 이통3사의 현재 5G 속도가 애초 선전한 최대 20Gbps(초당기가비트)에 비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임에도 품질 개선 경쟁보다 도토리 키재기식 속도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치근 광고에서 11일부터 사흘간 서울 25개구내 186곳에서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로 통신 3사의 5G 평균 속도 값을 비교한 결과 동작역, 서래마을 인근 등 5곳을 제외한 181곳에서 자사가 가장 빨랐다고 주장했다.

 

186곳 측정 평균값으로 LG유플러스의 평균속도가 480Mbps로 348Mbps와 323Mbps를 기록한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빨랐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 속도가 가장 빠르게 측정된 것은 빠른 네트워크 구축과 최적화로 안정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서 일부 매체도 대학가 등에서 LG V50 씽큐를 이용해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다수 지역에서 LG유플러스의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는 공정하지 않은 측정 결과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KT는 LG유플러스의 속도 측정 방식에 대해 "너무 치졸하다"며 "절대 수긍할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LG유플러스가 가장 속도가 빠른 장소 위주로 측정한 데다 5G 스마트폰 중 점유율 80%인 갤럭시S10 5G보다 자사 통신망에 가장 적합하게 제작된 LG V50 씽큐 위주로 측정했다는 게 KT측 지적이다.

 

김영인 KT 네트워크 전략담당 상무는 "의도적으로 조정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벤치비를 이용할 경우 같은 스마트폰으로 반경 10m 내에서 측정하더라도 속도가 23배 차이가 발생한 점도 LG유플러스 측 주장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로 꼽았다.

 

KT는 또 연세대에서 고정점이 아닌 이동점 측정을 했을 때 자사의 5G 속도와 커버리지가 3사중 가장 뛰어났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도 이날 '서울에서 LG유플러스의 5G 속도가 최고'라는 주장에 대해 "인정할 수 없고 말도 안 된다"며 "우리가 이기는 데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벤치비는 누가 어느 시간대에 측정했는지를 봐야 한다"며 "직접 측정한 경우는 믿고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신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5G 속도 측정 방법과 관련해 "드라이빙 테스트가 객관적이고 제일 낫다는 것은 맞다"면서도 "자체 측정 결과 우리가 이기는 데가 더 많았다"며 KT의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 이동통신 소비자는 “이통3사의 이같은 진흙탕식 설전에 대해 5G 속도가 상용화 전 약속한 속도에 못미치고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불통인 상황에서 품질개선보다는 기준 이하의 속도를 비교하며 상호 비방을 일삼는 것은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지양되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