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초점]'삼바 증거인멸' 삼성전자 부사장 2명 구속

김태한 대표 기각...검찰, 이재용 측근 정현호 TF사장 소환할듯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하지만 김 대표와 함께 구속심사를 받은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 등 부사장 2명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들 부사장 2명을 집중 조사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인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을 소환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수사의 칼끝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김태한 대표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김 대표의 증거인멸교사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다툴 여지가 있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김태한 대표를 소환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벌어진 증거인멸과 관련한 윗선 개입 여부에 집중적으로 물었지만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22일 김 대표에 대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김 대표는 지난 24일 법원에 출두해 5시간여에 걸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함께 구속 심사 대상이 된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은 25일 구속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다. 검찰은 구속된 삼성전자 부사장 2명을 구속당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두 부사장이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들은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하급자를 회유하는 등 '꼬리자르기' 시도를 한 정황도 포착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을 소환해 조직적 증거인멸을 지시한 경위와 배경, 윗선 등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관련 수사를 계속하며 김 대표에 대한 기각사유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삼성에피스 임직원들은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지시를 받고 직원들 업무용 이메일과 휴대전화에서 'JY' '합병' '바이오젠' '콜옵션' 등 단어가 포함된 문건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6월쯤엔 삼성바이오·삼성에피스 보안서버 담당 실무직원들이 회사 공용서버 등을 공장 바닥과 본인 자택에 나눠 은닉한 사실도 최근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가 분식회계와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등과 직접 전화로 현안관련 보고·지시를 한 육성 녹음파일 등을 삭제한 정황을 파악하고 상당수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된 두 부사장에 대한 조사 내용 등을 바탕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을 소환조사하는 것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