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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사후’ 신동빈의 원롯데 가속화할듯

개인재산 1조원 추정…신동빈에 대한 일본롯데 지지 확고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작고한 가운데 그의 지분 분배가 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론은 신 명예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명예회장 별세로 인한 지분 상속으로 일부 변동이 예상되지만 경영권 분쟁이 재발될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일각에선 신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을 계기로 신 회장이 꾸준히 공을 들여온 ‘원롯데’ 구축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석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3.1%를 비롯해 롯데칠성(1.3%),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등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롯데물산의 의 지분은 6.87%를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광윤사(0.83%), 롯데홀딩스(0.45%) 등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지분과 토지 등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개인 재산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 명예회장의 재산은 지난 2017년부터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확정된 사단법인 선이 맡아왔다.

 

신 명예회장이 사망한 만큼 한정후견은 종료되고 법에 따른 재산의 상속 절차가 개시된다. 만약 유언장이 있다면 그에 따라 상속 절차가 이뤄지게 된다. 유언장의 작성 시점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유언장을 쓸 당시 치매 증상이 진행되는 등 의사결정 능력이 상실된 상태였다면 유언장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신 명예회장의 유산 분배 결과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나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경우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이 11.7%로 가장 많다. 다음은 신동주 전 부회장 지분이 0.2%,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2.2%에 그쳐 경영권 변동 가능성이 낮다.

 

신 명예회장의 지분이 신동주 회장에게 모두 상속된다고 해도, 신동빈 회장의 롯데지주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롯데지주와 함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4.0%를 갖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광윤사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1주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일본 주주 지분을 희석한 뒤 롯데지주로 통합하려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일본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도 넓혀 경영 안정화 기반을 다져놓았다. 2018년 2월 신동빈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율은 1.38%에서 4%까지 늘면서 1.62%를 보유한 신동주 회장이나 0.44%를 가진 신 명예회장을 넘어서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롯데홀딩스는 롯데물산 지분 56.99%를 갖고 있으며 호텔롯데 19.07%, 롯데케미칼 9.3%, 롯데제과 6.49%, 롯데칠성음료 1.37%를 갖고 있다. 반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자신의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회의안건을 제시하면서 경영복귀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는 등 경영 복귀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재산 문제는 상속법에 규정한 절차과 분배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내려지든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나 경영권이 흔들릴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