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포커스]'현대차' 정의선, 외국인 임원 영입 승부수

멕시코 호세 무노즈, COO 영입…R&D·디자인 등 외인부대 배치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수석부회장이 외국인 임원 영입에 팔소매를 걷고 나섰다. 특히 이번엔 닛산 출신 임원인 무뇨스 CPO를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했다.

 

정 총괄수석부회장이 외국인을 사장급 임원으로 영입한 것은 현대차 창사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무뇨스 CPO 영입은 추락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리고 미래 차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파격 인사’라는 게 현대차 안팎의 평가다.

 

‘순혈주의 타파’를 통해 그룹 체질을 바꿔나가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는 이유다. 다음달 1일 현대차에 합류하는 무뇨스 사장은 스페인 출신으로 마드리드 폴리테크닉대에서 원자력 공학 박사학위다.

 

그는 지난 2004년 닛산에 입사한 후 2009년 닛산 멕시코법인 사장, 2014년 닛산 부사장, 2016년 닛산 CPO 등을 각각 역임했다. 무노즈 CPO는 1996년 대우자동차 이베리아법인에서 영업판매 개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무뇨스 COO는 닛산자동차에서 15년간 몸담으며, ‘닛산 브랜드’의 북미시장 공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시기 닛산차는 북미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높이기도 했다.

 

현대차는 ▲전세계 판매, 생산, 사업운영 최적화 ▲수익성 개선 ▲전반적인 실적 개선 ▲사업전략 고도화를 무뇨스 사장에게 주문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무노즈 COO가 합류하면 현대차는 미국과 멕시코 등 주요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의 영입은 현대차의 생산, 판매, 북미를 중심으로 한 지역 마케팅, 전 세계 판매망 운영 등에 있어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이 해당 기업의 글로벌 운영 전반을 살핀 뒤 그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내왔다는 점은 이런 관측을 불러오고 있다.

 

현대차가 해외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북미지역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정 총괄수석부회장의 외국인 임원 영입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폭스바겐과 아우디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지낸 피터 슈라이어 씨를 기아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로 영입한 바 있다.

 

현재 기아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 사장인 그는 2010년대 초 기아차의 패밀리룩인 ‘슈라이어라인’을 디자인하고, 당시 기아차의 부활을 이끌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과 자율주행차 개발 등 미래 먹거리를 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에도 외국인 인재를 영입했다.

 

지난달엔 현대모비스의 미래기술 사령탑에 독일 전장부품전문기업 콘티넨탈의 그레고리 바라토프 씨를 상무로 스카웃했다. 바라토프 상무는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하는 전기전자기술연구소 산하 자율주행개발센터장을 맡고 있.

 

정 부회장은 같은 연구소 시스템개발센터장에는 카르스텐 바이스 상무를 배치했다. 정 부회장은 2016년에는 폭스바겐그룹의 최고급 브랜드 벤틀리의 수석 디자이너인 이상엽 씨를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 데려왔다. 최근 선보인 신형 쏘나타 디자인은 이상엽 전무가 담당했으며, 신형 쏘나타에 스포츠 세단인 벤틀리의 유전자(DNA)가 묻어 있는 이유이다.

 

2015년에는 BMW의 고성은 브랜드 M 연구소장이던 알버트 비어만 씨를 자사의 시험고성능차담당(사장)으로 데려왔고. 알버트비어만 사장은 지난해 말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의 이같은 '외국인 인재' 인사 방침은 글로벌 현지시장의 니즈를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지난 몇년간 해외 실적 부진에 빠진 이유가 현장 트렌드를 발빠르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자성의 흘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 등 미래 먹거리를 고도화하기 위해 외국인 인재를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정 총괄수석부회장의 혁신인사 기조와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