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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자동차사업 완전철수...르노삼성차에서 ‘삼성’ 뺀다

삼성카드 지분 19.9% 전량 매각...장부가액 2492억원
내년부터 ‘삼성’ 브랜드 없는 르노자동차 등장 예고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내년부터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삼성' 브랜드와 로고가 완전히 사라진다. 삼성그룹이 르노삼성자동차 지분을 완전히 정리하고 손을 떼기로 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이로써 지난 1995년 완성차 사업에 뛰어든 지 26년 만에 자동차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빼게 된다.

 

19일 과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현재 보유한 르노삼성차 지분 19.9%를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이를 위해 최근 삼성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결정했다. 삼성카드는 삼성카드는 르노그룹에 이어 르노삼성자동차의 2대주주다. 르노그룹이 80.04%, 우리사주조합이 0.0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근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매각 개요가 담긴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 지분 매각을 위한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올해 삼성카드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삼성 보유 지분 19.9%는 장부가액으로 계산할 경우 24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카드와 르노삼성차가 맺은 브랜드 사용 계약은 이미 지난해 종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2023년부터 사명에서 삼성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삼성그룹은 1995년 자동차 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2000년 르노그룹에 사업을 매각했다. 이후 지금까지 삼성카드를 통해 일부 지분을 남겨놓고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배당 수익 및 브랜드 사용료만 받았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00년 합작 당시 삼성전자·삼성물산 등과 10년 단위로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신 매출의 0.8%를 상표권 사용료 형식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르노삼성이 실적 부진을 거듭하자 삼성 측에서 지난해 8월 상표 이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또 르노삼성이 지난해 7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금과 상표권 사용료를 삼성 측에 지불하지 못하면서 지분정리를 일찍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지분 정리를 마무리하면 사실상 오는 2022년 8월부터는 삼성의 이름을 빼고 ‘르노’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선 이번 삼성카드 지분 매각에 대해 최근 실적 부진에다 3년 연속 임단협 파업을 겪는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영 상황이 삼성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삼성 경영진의 판단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