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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샵의 눈물"...코로나19 사태후 ‘개점휴업’ 속출

언텍트 바람 불면서 매출 곤두박질...구조조정 잇따라
관광객 실종에 내수 매출 곤두박질...해외수출도 바닥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화장품 로드샵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후 불어닥친 언텍트 바람으로 휘청이고 있다. 중국發 관광 열풍이 불면서 K-뷰티 열풍이 정점을 찍던 2018년 로드샵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최근 화장품 로드샵 업체들은 매출 실적이 대부분 예년의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불어닥친 중국발 사드 한파에 이어 코노라19 사태 등 대형 악재가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인 화장품 로드샵들이 줄줄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로드샵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상 개점휴업을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선 화장품 로드샵들이 사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는 강한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화장품 로드샵들이 코로나19 사태이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K-뷰티 바람을 타고 고공행진하는 수출전선도 10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국내외 전선이 모두 적신호다. 이에 따라 K-뷰티의 신화를 이끈 로드샵 업체들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경쟁력 낮은 매장이나 근무인원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국 로드샵 개점휴업...해외수출도 적신호=화장품 로드숍 시장은 2016년 2조81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시장 규모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K뷰티 위상도 예전만 하지 못하다.

 

실제 코로나19 여파로 K뷰티 수출도 꺾였다. 올들어 4월 말 현재 화장품 잠정 수출액은 4억4000만달러(약 5372억원)다. 이는 전년 동월대비 3% 감소한 규모다.

 

지난 3월 화장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중국 화장품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2억1000만달러(2560억원선)로 2% 소폭 줄었고, 홍콩 화장품 수출액은 30%나 감소했다. 미국쪽 수출도 소폭 줄었다.

 

업체별로는 토니모리의 지난해 매출은 1720억원으로 전년대비 4.9% 감소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2억7000만원으로 전년(50억원)보다 감소폭이 다소 줄었다. 전년대비 판매 관리비를 76억원이나 줄인 영향이 컸다.

 

일각에선 토니모리가 중국 진출에 실패하면서 악화한 재무건전성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토니모리의 경우 지난 2016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중국발 사드사태가 터지면서 현지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뿐 아니라 중국 현지 화장품 기업의 추격이 본격화하면서 결국 2018년 중국 사업을 철수했다.

 

토리모리는 지난 2018년 기준 토니모리의 전국 로드샵 수는 595개다. 이는 전년(679개) 대비 12% 감소한 숫자이며 가맹점 27곳, 직영점 57곳이 문을 닫았다. 이니스프리, 에이블씨센씨. 더페이스샵 등 다른 로드샵 업체들도 숫자의 편차는 있지만 토리모리와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경쟁력 낮은 매장 철수,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본격화=토니모리 는 현재 전체 직원의 20% 감원 계획을 세우고 인력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일부 사업부를 중심으로 직원 개별 상담을 통해 20% 감원 계획을 통지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마케팅 담당 실장은 대기 발령 상태고, 사업의 실무를 책임지는 팀장급 직원 여러 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토니모리 는 사업부별로 직원들의 수습기한을 두고 있는데, 수습 기간이 종료된 모든 직원의 정규직 전환도 하지 않기로 하고 내보냈다.

 

토니모리 내부 관계자는 "회사는 인력 구조조정을 공식화하지 않았고 이야기가 새어나가는 것을 조심스럽다"며 "20% 감원 계획을 목표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토니모리는 자회사로 토니인베스트먼트를 세우고 신기술금융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토니모리 가 신기술금융업에 뛰어드는 건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주된 투자 대상은 헬스 및 뷰티 분야에 속한 벤처기업들이다.화장품 업계는 토니모리 이외에도 감원 등의 구조조정을 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로드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에 로드샵 기업들이 인원감축을 우선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로드숍 인력 감소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정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매장 정리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90여개를 정리할 예정이다. 아리따움 매장도 올해 직영 매장 10개를 정리하고, 온라인에 집중할 방침이다. 아리따움은 최근 4년간 매장을 370여개 이상 줄였다.

 

에뛰드 역시 매장을 정리하고 대신 경쟁사 올리브영에 입점하는 등 헬스앤뷰티(H&B)스토어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수정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편집숍 '눙크'에 집중하고 있으며 클리오 역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전환을 꾸준히 추진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측은 희망퇴직은 아니고 성과면담에 따른 퇴직자 위로금 지급을 진행한 것이라고 부인했다.잇츠한불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매출이 최대 50%가량 줄어들어 로드숍 업계는 생존 위기를 겪고 있는데, 2분기에도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라면서 "올해 로드숍 업계 최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여 연말 로드숍 몸집은 대폭 줄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