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이슈+]재계 “공장 셧다운 철벽 방어하라“

삼성, SK, 현대차, LG 등 대기업 줄줄이 비상경영 체제 돌입

[퍼스트경제 = 김근식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던 대기업들이 줄줄이 재택근무를 끝내고 공장을 가동하거나 사무실 근무에 들어갔다.

 

이같은 현상은 스마트폰이나 전자제품, 반도체, 자동차 등 업종과 국내외 사업장을 가리지 않고 전 부문에서 비슷한 양상이다.

 

재택근무가 1개월가량 지속되는 등 장기화하면서 자칫 경제현장이 올스톱될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기업들이 생산공장과 사무실 등 근무현장의 셧다운을 막기 위해 긴급 대응체제에 들어간 셈이다.

 

사태 초기엔 국내 사업장 정상가동을 최우선으로 했으나 미국과 유럽 사업장 ‘셧다운’(가동중지)이 속출하는 등 예측하기 힘든 글로벌 경제 위기에 불가피하게 생산라인 재가동하는 특단의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재계 일각에선 코로나19 방역에 우선 순위를 뒀던 대기업들이 긴급 대응체제를 보이는 한편 자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등 비상경영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도 내놨다.

 

◆현대차 이어 삼성전자 LG 해외공장 가동중단=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인도공장이 코로나19 사태로 가동중단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23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 지침에 따라 25일까지 3일간 노이다 현지공장에 대해 가동 중단했다.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조정부가 사업장 폐쇄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에서는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인도현지 공장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유럽 슬로바이카 TV공장도 1주일 일정으로 가동 중단에 들어갔고. 미국과 캐나다 현지 삼성 체험매장을 폐쇄한 바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노이다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위치한 생산법인을 오는 31일까지 공장을 가동 중단한다. 노이다 공장과 푸네 공장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 제품을 생산중이다.

 

현대자동차도 해외공장 가동중단 사태를 겪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18일부터 현재 미국의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이 지난 18일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체코 공장과 슬로바키아 공장도 2주간 문을 닫았다.

 

현대자동차의 인도 첸나이 공장도 이달 말까지 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해외경장이 가종중단되면서 글로벌 공급 전략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현대차는 공장이 가동중직후 임산부 직원을 비롯 대다수 임직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유럽 완성차 공장이 일제히 문을 닫으면서 헝가리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정유 사업 부문에서는 정제 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를 만들면 만들 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또 국제 유가 폭락으로 재고자산 평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인도 정부의 셧다운 조치로 포스크의 델리가공센터와 푸네가공센터가, 현대제철의 코일공장과 강관제조공장이 줄줄이 생산라인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재택근무 중단하고 '비상대응 체제' 가동=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생산공장과 사무실로 출근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1개월 가까운 재택근무로 생산현장이 사무실 업무가 공백 상태에 빠지는 등 셧다운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실물경제는 물론 수출에도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이같은 변화를 재촉한 주된 이유중 하나다.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에서는 스마트폰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 지역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엔 비상경영 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광하는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셧다운 방지를 위한 대응방안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자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재택근무자들의 근무시간을 연장하고, 책임자들과 필수 인력을 정상 출근시키며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국제 유가 폭락으로 원유 재고평가 손실이 커지면서 1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북미, 유럽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위축에 따른 스프레드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업종 특성상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SK하이닉스는 코로나TF를 가동해 주 6일 회의 체제를 운영 중이다.

 

LG그룹도 국내외 시장변화와 각 계열사 공급망 등을 점검, 코로나19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중 LG전자의 폴란드 가전 공장,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앨라배마 헌츠빌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은 아직까지는 정상 가동되고 있다. 폴란드에 있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아직 멈추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5일 신형 아반떼 사전계약을 시작한다. 제네시스는 오는 30일 디지털 출시 행사를 열고 G80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최근 GV80 가솔린 모델도 새로 내놨다. 기아차는 지난 17일 신형 쏘렌토를 출시하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신차 출시 프로그램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매중단 사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최근 임산부나 기저질환자 등 일부 직원만 빼고모든 직원이 정상출근하는 등 사실상 재택근무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