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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성과급 줄였다는데...왜?

성과급 줄어도 통상임금·기본급의 200%대...명퇴자 위로금도 낮춰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규모를 전년보다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실적 속 '이자 장사'로 돈을 벌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최근 2023년 임단협 결과 임금인상률을 일반직의 경우 2.0% 인상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3.0% 인상보다 1.0%포인트(p) 낮아진 수준이다.

 

임금인상률뿐 아니라 경영 성과급도 하향 조정했다. 우선 하나은행은 이익 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를 지급하기로 했다. 우선 이달 말 200%를 선지급하고, 4월 말 80%(우리사주 50% 포함)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측은 “올해 현금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지만, 2022년 임단협에서 이익 연동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50%를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과급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통상임금의 2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2022년 임단협에서 통상임금의 280%에 더해 현금 340만원까지 얹어주던 데서 크게 하향조정된 수준이다. 신한은행(기본급 361%→기본급 281%)과 NH농협은행(통상임금의 400%+200만원→통상임금의 200%+300만원) 등도 성과급 지급액이 전년보다 줄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종 결론은 내리지 않았지만 우선 기본급의 180%대에서 잠정 합의한 상태다. 이는 전년 기본급의 292.6%를 지급했던 조건에서 후퇴한 비율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고금리 덕에 이자 수익이 급증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누적 순익은 11조32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누적순익 10조759억원보다 12.4% 증가한 금액이다.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의 경우 28조692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이자이익 26조3804억원을 8.8% 웃도는 금액이다.

 

이처럼 각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에도 직원 성과급을 줄이고 임금인상률도 전년보다 낮춘 것은 고금리 시기 은행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은행들은 명예퇴직에게 지급하던 명퇴위로금도 사회적 여론을 의식, 당초 계획보다 축소 지급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