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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검찰, 이재용 ‘프로포폴’ 수사...왜?

삼성 측“불법투약 사실없다”...지난해 이부진 채승석 등도 검찰 수사 받아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울 강남 한 성형외과에서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되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삼성 측은 이와관련 “질병 치료 목적”이라며 “불법 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삼성 측은 또 이재용 부회장 프로포폴 투약과 관련,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선 법정대응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프로포폴은 '우유 주사'로도 불리는 향정신성 수면마취제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도 지난해 프로포폴 투약 사실과 관련, 1년째 검찰 수사를 받았다. 또 애경그룹의 3남 채승석 애경개발 대표도 불법투약한 사실이 적발돼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 프로포폴 상습투약 의혹 수사…삼성 "사실 무근"=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주사 상습 투약 의혹을 공익제보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삼성 측은 "제보 속에 언급된 병원에서 이 부회장이 치료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허위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호삼 부장검사)는 지난달 대검찰청으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중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신고 자료와 함께 수사의뢰서를 지난달 대검에 전달한 바 있다. 권익위원회에 접수된 제보는 이 부회장이 이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받았다는 내용이다. 제보자는 간호조무사 신씨의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위는 검찰에 자료를 이첩할 때 일부 SNS 메시지와 통화 녹음 파일 이외에는 휴대전화 내역 등 구체적인 자료가 없었다는 의견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관련 의혹이 제기된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원장 김모씨와 간호조무사 신모씨는 이미 지난달 9일 이번 의혹과 무관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으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첫 공판은 지난 6일 예정됐으나 한차례 연기되면서 오는 3월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검찰은 조만간 제보자 및 김씨와 신씨 등을 차례로 불러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불법 투약 의혹에 대해 적극 부인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과거 병원에서 의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고 이후 개인적 사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문 진료를 받은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입장을 냈다.

 

삼성 측은 "검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기를 바란다"며 "관련자들의 추측과 오해, 서로에 대한 의심 등을 근거로 한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이어 "악의적인 허위 보도에 책임을 물어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당사자는 물론 회사, 투자자에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사실이 아닌 보도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수사 결과를 차분하게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프로포폴 의혹에 휘말린 경제인들=삼성가(家)를 둘러싼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이 부회장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에 휩싸였다.

 

호텔신라 측은 당시 “이부진 사장이 지난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 소위 안검하수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아직까지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시키지도 않고 1년 가까이를 끌어왔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채승석 전 애경 개발 대표도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검찰 수사를 받았다. 채 전 대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현재 이 사건 또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채 전 대표가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고 지목된 A성형외과는 이 부회장이 불법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병원과 같은 곳이다. 병원은 지난해 12월 31일 폐업했고, 병원장 김모씨와 간호조무사 신모씨는 구속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프로포폴, 강한 중독성 때문에 마약류 분류=하얀색 액체 형태가 우유를 연상시켜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은 정맥으로 투여되는 전신마취제다. 다른 마취제에 비해 깨어날 때 빠르게 회복되는 장점이 있어 시술이나 간단한 수술, 검사시 마취를 위해 사용된다.

 

오남용 시 중독 가능성이 있는데 1992년 프로포폴에 의한 중독 사례가 미국 마취과학지에 최초로 실렸다. 프로포폴 중독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행동, 동기 부여, 기분 등에 영향을 미친다.

 

프로포폴은 우리 뇌의 측좌핵 부위에서 도파민 농도를 증가시키는데 도파민은 일에 대한 의욕이나 결심, 흥미 등을 샘솟게 해주는 신경 전달 물질이기 때문에 분비될수록 쾌락을 느낄 수 있다. 프로포폴 투여 후 잠에서 깨어났을 때 느끼는 쾌락이 이런 증상을 없애준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중독된다는 것이다. 이런 중독성 때문에 오남용 사례가 이어지면서 프로포폴은 2011년 국내에서 마약류의 하나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