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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한진家 ‘남매의 난’ 전문경영인으로 확전

조현아, 전문경영인·이사 추천...조원태, 호텔부지 매각 등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조원태-조현아의 한진가 남매의 전쟁의 불씨가 급기야 전문경영인으로 옮겨 붙을 조짐이다. 조현아 측이 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이유로 조원태 회장 친정 체제로 구성된 경영진에 맞서 사내외 이사와 감사 등 새로운 전문경영인 추천을 제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인 조현민 전무가 조원태 회장의 응원군으로 합류한 뒤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선택한 조현아의 역공 전략인 셈이다. 앞서 조원태 회장은 응원군을 확보한 뒤 조현아를 견제하기 위해 호텔 부지 등을 매각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을 발표한 바 있다.

 

◆3월25일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측이 주주제안을 내놓을 시점이 임박했다. 주주제안은 6주전까지 할 수 있다. 지난해 한진칼 주주총회가 3월29일에 열렸으므로 2월15일이 마감기한이다.

 

조현아·KCGI·반도건설이 내놓을 주주제안은 크게 전문경영인을 도입한 쇄신 경영, 사내·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재에서 대한항공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한 상태다. 현재 다양한 후보군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제주 제동목장과 정석비행장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경영인을 발표할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이들이 조원태 회장보다 항공업의 이해도가 높은 인물을 경영인으로 내세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2003년 그룹에 입사한 이후 영업기획, 경영기획, 여객사업 등 대한항공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다양한 실무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반(反) 조원태 연합군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들에게 이사 후보를 추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측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사외이사 재편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거수기’로 전락한 사외이사들이 남아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의 사외이사들은 총수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안용석, 임채민 이사들은 법무법인 광장의 소속이다. 광장은 조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다. 또 경영사항을 사전 검토하는 거버넌스회의의 위원장도 논란이다. 위원장에는 김동재 사외이사가 내정됐는데 그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3년 만에 돌아온 조현아씨의 경영 복귀를 반대하지 않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반(反) 조원태 연합군에 맞서 잇따른 견제구를 날렸다. 조 회장 측은 종로구 송현동, 제주 호텔파라다이스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까지 연이어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조원태 향해 견제구 날린 조현아...대한항공 전문경영인 추천=조현아·KCGI·반도건설 연합군이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3인의 사내이사와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 4명의 사외이사 등 7명의 전문경영인을 추천했다. 자신의 향해 반격을 개시한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회장을 향해 사실상 회심의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연합군은 13일, 주주제안을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직 한진그룹의 정상화라는 확고하고 단일한 목적을 가지고 저희가 담을 수 있는 최대한의 진정성을 담아 이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미 연합군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제에서 대한항공의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를 발표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3명의 사내이사는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대한항공 전 상무가 선정됐다. 이어 기타 비상무이사에는 함철호 티웨이항공 전 대표가 내정됐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와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추천했다. 연합군은 사내·사외이사 후보를 발표하면서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이사진을 구축하기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주주 중심의 경영에서 벗어나 이사회 중심의 경영으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무더기' 이사 추천한 조현아…그룹 장악하려는 속셈은?=조현아·KCGI·반도건설로 구성된 반(反) 조원태 연합군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사실상 내보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들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한 가운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각각 4명씩 선임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반 조원태 연합군은 13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이사회에 주주제안을 발표했다.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8명의 이사진들의 선임을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은 32.06%다. 한진칼의 이사 선임은 일반 결의 사항이기 때문에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에 따른 추가 지분은 18%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연합군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를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발표했다. 사외이사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와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추천했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한진칼은 현재 조원태 회장과 석태수 사장이 사내이사로 있다. 사외이사는 이석우 두레 변호사, 주순식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주인기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신성환 홍익대학교 교수 등 4명이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며 이 변호사는 한차례 연임한 전례가 있다. 상법 시행령상 사외이사 임기 6년을 전부 채운 상태로 이 변호사의 교체는 확실시 된 상태다.

 

한진칼은 이사 수의 상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연합군은 이사 8명을 발표해 추후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즉, 한진칼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내면 이를 부결시키고 남은 이사 4명(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에 3자 연합이 제안한 새 이사 8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이사회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연합군은 주주제안을 발표하면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KCGI 측은 “주총에서 이사가 선임된 이후 새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