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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코로나19’에 흔들리는 저비용항공

제주항공 경영진 30% 임금 반납...다른 항공사도 비상경영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제주항공이 ‘어닝쇼크’에 빠졌다.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적자가 4분기까지 이어졌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저비용항공사(LCC) 1등 굳히기에 나섰지만 ‘승자의 독배’설까지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2022년부터 5년간 5조원을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대규모 계약으로 할인율을 고려해도 연평균 5000억원을 갚아야한다.

 

사드 사태이후 2017년부터 이어진 중국의 한한령과 일본의 불매운동, 코로나19 등 줄줄이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다른 저비용 항공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특히 코로나19 영향권에 있는 동남아 노선으로 실적을 올리는 저비용 항공사의 피해는 더 크다.

 

◆제주항공, 위기경영…"경영진 임금 30% 반납"=국내 LCC(저비용항공사) 1위 제주항공이 위기경영체제를 선포했다. 작년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올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업황 악화에 따른 조치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는 12일 사내메일을 통해 "작년부터 항공업계가 공급과잉과 한일 관계 이슈로 인한 위기를 겪는 가운데, 코로나바19 이슈로 항공여행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성 저하 차원을 넘어 생존을 염려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기 대응을 위해 경영진이 먼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부기말 기준 제주항공의 임원은 21명이다. 제주항공은 전날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에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일본 노선 수요 감소와 홍콩 시위 영향으로 영업손실 329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위기경영 일환으로 무급휴가제도를 확대한다. 이 대표는 "제주항공 인사원칙인 고용안정성을 유지시키면서 금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존 승무원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휴가제도를 전직원 대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무급휴가제도 시행 기간은 오는 3월부터 6월까지고, 희망하는 직원에 한해 기간과 오전 단축근무 등 근무형태를 자유롭게 신청받을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수익성 제고, 기단 규모의 조절, 투자 우선순위 재설정 등을 넘어선 대응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 판단하고 위기경영체제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위기상황 극복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무급휴직 받는 저가항공사 늘어나=제주항공이 임원 급여 30%를 반납하고, 전직원 무급휴가 계획을 발표하는 등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코코로나19 확산으로 승객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처럼 경영난을 겪는 저비용 항공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동남아 노선 비중이 높은 저가 항공사들의 충격이 크다.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진에어 등 저가항공사 사정이 그렇다.

 

코노라19가 확산되면서 동남아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 항공사의 타격은 치명적이다. 에어 서울은 전체 12개 노선 가운데 절반인 6개가 동남아를 오간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도 동남아 비중이 40%대다.에어부산과 제주항공 등 다른 저가 항공사도 비중이 높다. 저가항공사들은 지난해부터 동남아 비중을 크게 늘렸다.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일본 대신 동남아를 가려는 여행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홍콩과 마카오가 오염지역으로 지정되고, 베트남과 대만 등 6개 나라가 여행자제지역이 되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일본과 중국 여행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동남아까지 줄면 실적이 크게 나빠질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저비용 항공사들은 잇따라 제주항공처럼 줄줄이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에어서울도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3개월의 단기휴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