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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우리금융 vs 금감원 힘겨루기 2R

손태승 '연임' 행정소송...금감원, 비번 도용 제재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간 신경전이 2라운드를 맞고 있다. DLF 제재를 둘러싼 신경전에 고객 비밀번호 무단변경 사태에 대한 제제를 추진하는 등 또 다시 힘겨루기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감원에 맞서 행정소송 카드를 적극 검토하는 데 이어 우리은행장 선임을 강행할 방침이다. 이에 금감원은 즉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한발 더 나아가 비밀번호 무단도용도 엄중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손태승 회장 연임 강행 불허=금감원도 손태승 우리은행 회장의 연임 강행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손 회장이 제재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연임을 강행할 경우 고강도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금감원의 결정 사안에 대해 시중은행이 반기를 든 사례는 없었다. 다만, 지난 2009년 9월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이유로 직무정지 처분을 받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황 회장은 일단 KB금융 회장 자리를 내려놓은 뒤다. 따라서 손 회장이 직함을 유지한채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첫 사례로 남게되는 셈이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손 회장이 현직에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감독당국의 제재 효력 무력화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팔장만 끼고 있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감원이 우리은행 비밀번호 무단변경 제재심 카드를 뽑아들고 강력한 제제를 예고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우리금융 가시밭길 예고…금융당국 인허가 장벽=우리금융이 행정소송 강행을 예고한 가운데 우리금융은 가시밭길을 걸을 전망이다. 대외적으로 행정소송이라는 강공 드라이를 선택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인사, 조직개편 등의 프로그램이 줄줄이 차질을 예고하고 있다.

 

당초 우리금융은 지난달 30일 차기 우리은행장을 결정하고 금융지주와 은행 조직개편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시간표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중징계 확정으로 행장 선임은 11일로 밀렸고 조직개편도 불투명하다. 여기에 일부 사외이사는 행정소송에 부담을 느끼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우리금윰은 당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적용은 물론 향후 이뤄질 인수합병(M&A)과 자회사 편입과 관련, 금감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우리금융의 국제자산신탁 자회사 편입 문제는 DLF 사태로 인해 금감원 승인이 연말로 밀린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자치 행장 김정기-권광석 '각축'=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11일 차기 우리은행장을 선임한다. 차기 행장은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과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간 치열한 각축전이 점쳐진다.

 

앞서 임추위는 지난달 28일 심층면접과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김 부문장과 권 대표, 이동연 우리FIS 대표를 압축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김 부문장은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거쳐 현재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을 맡고 있다. 특히 손 회장과 오랜시간 손발을 맞춘 데다 조직관리 능력이 우수해 DLF 사태로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를 수 있는 최적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권 대표는 우리은행 IB그룹겸 대외협력단 집행부행장을 역임한 뒤 우리PE 대표이사 등을 거쳐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로 재임중이다. IB업무와 해외IR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의 CIB와 글로벌 전략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게 우리은행 안팎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