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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신세계 기상도 ...이마트 ‘흐림’ vs 신세계 ‘맑음’

이마트 영업益 67%↓ 급감...신세계 법인 분할후 최대실적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이마트 '흐림' vs 신세계 '맑음'. 이는 대한민국 대표 유통기업 신세계그룹의 지난해 경영기상도도다.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신세계를 이끄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소비 양극화 추세가 뚜렷한 데다 소비시장의 온라인몰 쏠림현상이 변수로 작용했다.

 

해지면서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또다시 적자를 내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0%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신세계는 화장품·패션 등을 비롯한 고가품 판매와 신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2011년 계열 분리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정용진의 이마트 ‘흐림‘ vs 정유경의 신세계 ‘맑음‘=신세계그룹은 이명희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양쪽 지분을 18.22%씩 갖고 있고, 정 부회장이 이마트 지분 10.33%,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 지분 10.34%를 보유한 구조다.

 

지난해 2분기 사상 첫 영업적자(299억원)를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던 이마트는 4분기에도 100억원가량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지난해 이마트 영업이익은 1506억5085만원으로 전년보다 6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7% 늘어난 18조1679억5589만원으로 집계됐지만 당기순이익은 53% 감소한 2238억3401만원으로 나타났다.

 

공식 집계는 아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606억원(연결 기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99억5000만원가량 영업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별도 기준으로는 4분기 영업이익이 253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가 연결 기준 적자, 별도 기준 흑자를 낸 이유는 이마트의 흑자 폭이 예전보다 크게 준 가운데 쓱닷컴 등 관계사들의 4분기 적자 폭이 이마트의 흑자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쓱닷컴 외형 키우기, 전문점 폐점 등 이익감소=증권가에선 이마트의 4분기 적자 적환이 온·오프라인 프로모션 비용 증가와 함께 전문점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 경쟁 격화로 쓱닷컴 외형을 키우기 위한 판촉비가 증가했고, 전문점 폐점 등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재고 처리 비용이 이번에 다 반영돼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올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쓱닷컴 실적도 호조세여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4분기 쓱닷컴 매출 신장률이 27%를 넘어서는 등 상반기 신장률(14%)보다 대폭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다. 또 만물 잡화상 `삐에로쑈핑`은 폐점하고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등 수익성이 안 나오는 매장은 정리하는 등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수익성이 강화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법인분할후 사상 최대 실적=신세계는 지난해 매출 6조원을 넘어서며 2011년 이마트와 분할한 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681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보다 17.8% 증가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국내 백화점 최초로 단일 점포 매출 2조원을 넘어서는 등 백화점이 순항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디에프 등 계열사도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명품`을 중심으로 한 고가 마케팅을 신세계백화점의 성장 비결로 꼽는다. 경쟁사 대비 높은 명품 매출 비중이 양호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가 인기를 끌면서 실적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견고한 실적을 기록했고 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패션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최대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