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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건설사, “한우물시대 끝났다”

현대산업개발, 면세점 항공업 진출...대우·GS·현대·한양 등도 사업다각화

[퍼스트경제=김응석 기자] 유명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신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주택이나 토목 등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우물만 파던 시절을 끝났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해외건설 수주량 부진 등 여러 악재가 겹치는 등 경영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SG생활안전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산업을 벌이고 있다. GS건설도 인도에서 태양광 발전사업과 2차전지 재활용사업에 뛰어든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면세점과 부동산정보사업에 이어 아시아니항공까지 인수하며 항공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건설사들, 경기불황에 잇단 신사업 진출…'새 먹거리 키우기'=건설사들은 신사업으로 배터리 재활용 사업부터 리츠, 안전·환경 관련 투자 확대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이제 건설사들의 신사업 진출과 사업다각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방산·생활안전사업 분야 특화기업인 SG생활안전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사업 개척에 나선다. 대우건설은 지난 4일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에서 방산 및 공기정화, 생활안전사업 분야 특화기업인 SG생활안전과 전략적 사업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이 회사의 신주 발행에 참여해 전체 지분의 5%(2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대우건설이 전략적 제휴사로 선택한 SG생활안전은 CJ그룹의 계열사로 국내 1호 방위산업체다. 방독면 필터와 여과기 기술을 기반으로 학교 실내공기 환기 시스템에서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지분투자나 전략적 제휴 등으로 신사업·신시장을 개척해 ‘벨류체인’을 확장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해말 신사업에 중점을 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대우건설은 신사업본부 안에 개발사업팀과 베트남 개발사업팀을 신설했다

 

GS건설도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GS건설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2차전지 재활용 관련 신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7월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GS건설은 1차로 2022년까지 1000억원 갸량을 들여 2차 전지에서 연간 4500톤의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의 유가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운영할 예정이다. 이후 2차 투자를 통해 연간 1만여톤 생산 규모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 면세점 이어 항공업까지...비건설 사업도 총력전=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아시아항공을항공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조400억원의 자금을 들여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주식 6868만 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사들인 것이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2015년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점 시장에 진출했다. 한솔오크밸리 리조트 운영사인 한솔개발 경영권도 인수했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를 품에 안으면 기존 호텔, 레저, 면세업과 연계한 관광산업 확대가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현대일렉트릭과 신재생 발전의 새로운 사업참여 기회를 발굴하고 스마트 그리드 관련 전력기술 사업모델을 공동 개발한다. 현대건설은 지속적으로 미래 에너지신사업 분야에서 연구협력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GS건설도 최근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친환경 에너지중 하나로 꼽히는 2차전지의 재활용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인도 태양광 발전 시장에도 진출해 인도를 포함한 주변국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진입도 모색하고 있다.

 

한양도 태양광 등의 사업을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 본부장에 강현재 전 한국전력공사 계통계획처장을 스카웃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에너지 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는 주력 사업의 업황이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의 부진을 대체할 정도는 아직 아니다"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반이 마련되면 꾸준한 수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