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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신한금융, '조용병의 매직' 통했다

지난해 사상 최고 성적표...비은행·비이자 이익↑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신한은행의 호성적에 힘입어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같은 신한은행의 대박 장사는 조영병 신한금융 회장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신한금융그룹 안팎의 평가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역점을 두고 추진한 야심작 메트릭스 조직이 비은행부문과 비이자부문 성장을 이끌면서 이같은 사상 최대 성적표르ᅟᅮᆯ 받아낸 것으로 분석된다.

 

◆비은행 부문과 비이자부문 이익 상승=신한금융의 작년 누적 당기순익(지배기업지분 기준)은 3조4035억원을 달성해 1년전(3조1567억원)에 비해 7.8%(2468억원) 늘었다. 이는 신한금융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 2014년 이후 6년 연속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작년 금융그룹 실적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는 KB금융그룹의 작년 실적은 3조3435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은 오는 6일 기업설명회(IR) 행사를 열고 실적을 발표한다.

 

신한금융의 실적 증가는 비은행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이끌었다. 작년 신한금융의 비은행부문의 순익(연결조정 및 지배기업지분 기준)은 1조2128억원으로 1년 전(1조51억원)에 비해 15%올랐다. 이같은 실적 증가로 비은행부문이 그룹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포인트 늘은 34%를 기록했다. 오랜지라이프 인수와 글로벌 투자금융(GIB)의 경쟁력 강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글로벌 부문의 실적도 늘었다. 작년 그룹 글로벌 순익은 안정적인 은행 성과와 더불어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 편입에 따른 카드부문 손익 증가로 전년보다 751억원 증가한 397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신한금융 전체 이익중 글로벌 비중이 12%까지 치솟았다.

 

비이자부문 경쟁력 강화도 진행형이다. 신한금융의 작년 누적 비이자이익은 3조1517억원으로 1년전(2조3643억원)에 비해 33.3% 급증했다. 특히 투자금융(IB)수수료 이익이 1510억원으로 1년새 65% 크게 늘었다.

 

◆‘미다스의 손’ 조용병 회장의 ‘원 신한’ 협업 파워=신한금융의 호실적 행진은 조 회장이 이끌고 있는 중장기 전략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 실행이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 회장은 취임 후 저성장 시대 진입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타계하기 위해 ‘원 신한’ 협업을 기반으로 비은행 부문의 균형성장, 글로벌 진출 확장,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조 회장은 취임 해인 지난 2017년 6월 도입한 메트릭스조직은 비은행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신한금융의 매트릭스조직은 글로벌, 투자금융, 자산관리, 디지털 등 사업부문별로 부문장을 두고 지주 차원에서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구조다.

 

조 회장이 도입한 메트릭스 조직은 이전에 금융그룹에서 보였던 단순히 계열사의 업무를 후방에서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전면에서 그룹의 사업을 이끄는 방식이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신한금융지주의 GIB, 자산관리(PWM), 글로벌, 고유자산운용(GMS), 퇴직연금 등 사업부문에 신한은행 등 계열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채용비리에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법정 구속이란 최악의 결과를 피했다. 이로써 작년 12월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조 회장은 회장 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번 실적 달성은 ‘법률 리스크’ 해소와 함께 조 회장의 2기 체제에 더욱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해 금융권의 전망은 밝지 않다. 이에 조 회장은 올 초 ‘2020 신한경영포럼’을 열고 “R(경기침체)의 공포는 R(회복탄력성)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전략적 복원력을 높인 기업은 위기극복 과정에서 새로운 역량을 지닌 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뜻이다. 실적 증대를 이끈 조 회장은 올해 위기 속에서 신한금융의 역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