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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신종코로나 때문에”...유통가의 두 얼굴

이커머스 '주문량 폭증' vs 백화점 면세점 '임시휴업 봇물'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유통업계에 ‘휴·폐업 리스크’가 짙어지고 있다. 확진자들의 동선에 포함된 지역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특히 면세점, 마트, 쇼핑몰 등 유통매장들은 방역작업을 위한 2,3일의 임시 휴업일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하는 데다가 재개장 후에도 예전만큼 모객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최근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제주 신라·롯데 면세점, 이마트 부천점과 군산점, AK플라자 수원점 등이 줄줄이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등 신종코롷나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온라인몰 소셜쇼핑, 홈쇼핑 등 이커머스는 신종코로나 사태직후 호황을 누리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우한發 신종코로나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 직격탄=신라면세점 서울점은 12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20일과 27일 두 차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지난 2일 오전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서울점은 이날 오후까지 추가 방역작업을 진행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혹시나 있을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임시휴업을 하고 추가 전문 방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과 롯데면세점 제주점 역시 지난달 23일 매장을 방문한 중국인이 귀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확인함에 따라 지난 2일 휴업을 결정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의 안전을 위해 신속히 영업을 종료하고 임시 휴업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AK플라자 수원점은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3일부터 방역 작업을 위한 임시 휴업을 하고 4일부터 다시 영업에 들어갔다. 415번째 확진자의 배우자가 수원점에 근무한 협력업체 직원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원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유통매장들은 자사 직원 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 등 수백명이 함께 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한명이라도 가족 중에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면 사업장 전체가 휴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2일 임시휴업에 돌입한 부천점은 이날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이마트 부천점은 부부인 12번 확진자와 14번 확진자가 지난달 30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휴업했다.

 

면세점도 신종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고객이 중국인 관광객과 보따리상인 만큼 치명타다. 면세업계는 지난해 총매출 25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관광객 방문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올해 시진핑 주석의 방한도 추진되면서 한한령(한류금지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라는 악재를 맞게됐다.

 

면세점 시장은 중국 보따리상에게 크게 의존하는 구조인데, 이들이 급감할 경우 매출의 절반 이상이 증발할 수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24조8586억여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1% 증가했다. 이중 외국인 매출은 20조8129억여원으로 83%를 차지했다. 사태가 계속되자 면세업계는 시내면세점 영업시간을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으로 매출이 급속도로 줄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명동 본점을 비롯해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부산점 등의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8시 30분에서 오후 6시 30분까지로 2시간 앞당겼다. 신세계면세점은 기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하던 명동점, 부산점, 강남점 3곳의 영업시간을 오후 6시 30분으로 2시간 축소했다.

 

면세점들의 이 같은 조치는 방문 고객수가 급감한 상황에서 영업시간을 줄임으로써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임시 휴업 매장뿐 아니라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매장도 고객수가 급감한 만큼 정상영업을 이어가기 힘들다는 계산이다.

 

◆이커머스, 온라인몰 등 생필품 주문량 ‘폭주’=온라인 쇼핑시장은 호황이다.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일부 품목이 동나고,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SSG닷컴에서는 새벽 배송과 일반 쓱 배송 주문이 몰리면서 주문 마감 시간이 기존보다 1∼2시간 당겨지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마트(생필품) 카테고리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배 증가했고, 전체 거래액은 72%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첫주말과 비교하면 마트 카테고리 거래액은 118% 늘었다. 마트 카테고리에는 마스크, 손소독제 등 생활용품과 식품이 포함된다.

 

롯데홈쇼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위기경보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된 지난 27일(일)이후부터 이달 2일(일)까지 일주일 간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이용 고객이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는 고객이 늘면서 TV와 모바일을 이용하는 고객이 평년 보다 늘었다”며 “주로 개인 위생이나 면역력 향상을 돕는 건강식품 등에 대한 니즈가 높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