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산업 Biz&CEO Biz&CEO
한진그룹 ‘남매의 난’....경영권 분쟁 예고조현아, 조원태 회장 경영권 정면 공격
  • 김근식 기자
  • 승인 2019.12.23 23:04
  • 댓글 0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남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사실상 경영복귀를 시사한 것으로 남매간 불화로 인해 한진그룹이 또 다시 위기 상황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조현아씨는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문’을 개시했다. 조씨는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故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이후 총수일가는 지난 10월 지분승계를 마무리 지었다. 상속 이후 조원태 회장은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한진칼 지분을 6.46% 보유하고 있다. 이어 조현아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6.42%),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27%) 순이다. 재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낮은 지분을 두고 조현아씨에 대한 경영복귀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상 그룹의 총수는 높은 지분을 확보하고 기업을 지배하는데 조 회장의 경우는 가족 간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물컵갑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조현민 전무의 복귀로 조씨의 복귀에 무게감이 쏠렸다. 하지만 지난 11월 정기인사에서 조현아씨의 경영복귀는 이뤄지지 않았고 조원태 회장은 소위 ‘조현아 라인’으로 분류됐던 상당수 임원들을 내보냈다.

조씨는 1999년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해 2007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거쳐 2014년까지 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으로 재임하며 그룹의 호텔사업에 애착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조원태 회장은 정기 인사에서 조현아씨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조병택 기내식기판사업본부 전무와 양준용 상무, 함건주 상무 등을 내보냈다.

조 회장은 여기에 기름을 붇듯이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승범 부사장을 임명했다. 이를 두고 재계 관계자는 “조씨 라인이 물러나면서 내부 기반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조씨가 사전 예고도 없이 입장문을 내고 경영복귀를 서둘러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측 관계자도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었다”고 밝혔다.

조원태 회장은 내년 대한항공 주주총외를 통해 사내이사 재신임 여부가 결정된다. 내년 3월로 예상되는 주총은 그룹 총수로써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신뢰 여부에 대한 성적표를 받게 되는 것이다. 기존에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은 28.94%다.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델타항공도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내이사 연임은 무리가 없어 보였다.

만약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실패한다면 그룹 경영권을 잃게 된다. 설사 경영권을 잃지 않더라도 내년 주총은 주주들의 신뢰를 보이기 위한 첫 자리인 만큼 표대결 또한 중요한 변수다. 따라서 남매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다면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진칼 2대 주주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로 한진칼 지분을(15.98%) 소유하고 있다. KCGI는 그동안 총수일가와 지속적인 마찰을 보이고 있어 내년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 측과 대립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여기에 최근 한진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 등도 주주로써 적극적인 역할도 관측된다.

KCGI는 한진그룹의 호텔사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조현아씨와 연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조현아씨가 반도건설과 뜻을 함께하면 이들의 지분은 모두 12.71%가 돼 조원태 회장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또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이 조씨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현민 전무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지만 조씨를 지지하게 되면 한진그룹의 남매의 난(亂)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며, 국민과 주주 및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근식 기자  kimtrue100@naver.com

<저작권자 © 퍼스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