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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점 ‘담배판매’ 규제 풀린다

면세점 “담배보다 입국장 인도장 이슈 중요”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입국장 면세점에서 담배 구매가 가능해질 예정인 가운데 담배 판매가 부진을 겪고 있는 입국장 면세점 매출 상승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에서 불허됐던 담배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담은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2월부터 담배 판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입국장 혼잡과 세관 및 검역 등을 이유로 담배 판매를 불허했지만, 기내 면세점 등과의 형평성 문제를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입국장 면세점은 도입 초기 큰 기대를 모았던 것과는 달리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 운영된 입국장 면세점은 6월 53억62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7월 41억8700만원, 8월 47억7000만원, 9월 43억1400만원으로 개장 초기보다 못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달 평균 8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본 예상치보다 부진했다.

 

이에 업주들은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선 담배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담배는 출국장면세점 기준 화장품, 패션에 이어 3번째로 매출 비중이 높은 상품이다. 입국장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 면세입체들은 담배 판매 승인에 대해 우선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의 이번 결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담배 판매로 반짝 매출 상승은 이끌 수 있을 지라도, 출국장면세점에 비해 상품 수가 적은 데다 일정 부분 중소·중견기업 제품 비중을 맞춰야 해 상대적으로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은 안된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고 면세구역 밖으로 나가는 방식의 동선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공항을 나가는 상황에서 입국장면세점을 찾아 담배를 구입하는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담배 판매가 아닌 최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입국장 인도장 이슈가 오히려 중소·중견 면세점에게는 더욱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어 대기업들과의 생존경쟁에 내몰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입국장 인도장이 설치되면 관광객들은 시내면세점이나 인터넷면세점에서 면세품을 구입하고 국내에 입국할 때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대기업 면세점들은 매출 확대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는 만큼 희소식이다. 면세품을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이들 면세점을 통해 상품을 많이 구매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5월 말부터 입국장 면세점 운영에 나선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생존에 위협을 주는 행위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 편의와 해외 소비 국내 전환 등을 이유로 출범한 입국장 면세점도 아직 제대로 안착되지 않은 상태인데 인도장까지 도입하는 것은 이르다는 주장이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이 생기면 사실상 입국장 면세점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게 된다"며 "대기업 면세점으로 면세품 구매가 몰리게 될 가능성이 커 입국장 면세점에 입점된 브랜드들도 운영을 지속시키는 게 부담될 수 있어 특허를 반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전국 주요공항 확대'와 관련, 시범 도입해 운영한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평가 결과 당초 우려했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포, 제주, 김해 등 전국 국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가능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