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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6개월만에 '카스' 가격인하...왜?

오비맥주 “종량제 앞두고 선제대응”…테라 견제 시각도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오비맥주가 6개월 만에 '카스' 맥주 출고가를 인하했다. 내년 종량세 시행을 앞두고 국산맥주 소비진작을 위해 맥주값을 인하했다는 게 오비맥주 측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출시 후 2억병 판매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테라'을 의식해 가격인하로 점유율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비맥주는 오는 21일부터 '카스' 맥주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해 2020년 말까지 인하된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현행 1203.22원에서 1147원으로 4.7% 내리게 된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 4월 '카스' 병맥주 출고가를 500㎖ 기준으로 1147원에서 1203.22원으로 인상하는 등 주요 맥주 출고가를 평균 5.3% 올렸다. 당시에도 ‘테라’ 출시를 견제하기 위한 가격 정책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테라'는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돌풍을 이어가자 결국 여름 성수기 시즌 동안 '국산 맥주 소비 촉진' 차원에서 가격을 패키지별로 약 4~16% 인하해 공급한 바 있다. 반년만에 무려 4번이나 가격을 조정한 셈이다.

 

업계에선 오비맥주의 잦은 가격변동으로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킨다며 쓴 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맥주 등 주류시장은 주류 도매상을 통해 도소매 시장으로 판매되는데 인하 전 가격으로 구매한 재고가 있는 도매상들은 출고가 인하가 달갑지 않아서다. 실제 지난 8월 한시적 가격인상때도 도매상들이 카스 보이콧에 나서기도 했다.

 

오비맥주는 이번 가격 인하를 두고 내년 시행되는 종량세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맥주 세금 체계를 현행 가격 기준인 종가세에서 양·도수 기준인 종량세로 전환키로 했다. 이에 따라 맥주 세율은 일괄적으로 1ℓ당 830.3원이 부과되며, 국산 캔맥주 500㎖ 기준으로는 약 207원 가량의 세금이 줄어든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내년부터 주세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되면 맥주의 국내 생산이 활성화돼 수입제품에 비해 국산맥주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종량세 도입을 촉구하고 국산맥주 중흥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격인하를 단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테라의 상승세로 흔들리는 점유율을 잡기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2분기 점유율은 전분기 대비 3%p 오른 19.8%까지 올랐으며오비맥주는 1.2%p 줄어든 50.7%를 기록했다.

 

최근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쓰지 않던 카스가 원칙을 깨고 개그맨 김준현과 가수 손나은을 기용하면서 마케팅에 나선것도 공유를 앞세운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광고업계에서는 몇 년간 좋은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구축해왔던 공유의 모델 기용이 테라 상승세의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