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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아파트 '박원순 효과' 약발없다

서울 강·강북 아파트 가격차 2000만원 더 벌어져

[퍼스트경제=김응석 기자] 서울 강남과 강북의 아파트 중위가격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포와 용산, 성동구의 경우 ‘마용성’이라 불리며 강북에서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되고 있다. 강북 아파트 중위가격은 강남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강남·북 아파트 가격 격차를 좁히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에 우선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의 아파트 가격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강남의 경우 일자리와 교통, 교육, 생활인프라 등에서 압도적으로 집중돼 있어 많은 사람들이 강남에 거주하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불패’라는 말이 여전하다.

 

실제로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 올해 8월 강남과 강북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6300여만원가량 벌어졌다.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에 성공한 지난해 6월보다 2000만원 더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6월에만 해도 강북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1500만원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6억1600만원으로 1억원 상당 올랐다. 하지만 같은기간 강남 아파트의 중위가격 경우 9억5600만원에서 10억7900만원으로 1억2200만원 상승했다. 강북보다 더 많이 오른 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북 우선투자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더 치솟고 있는 것은 강남의 개발호재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삼성동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의 지하공간을 철도통합역사 등 복합환승시설과 광역환승센터로 조성시키는 것이다.

 

또 지상은 대형 녹지광장으로 개발하는 등 사업비 규모만 1조3000억원에 달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도시 건설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통합개발이 완료되면 영동대로 일대에는 서울의 교통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고 인근 아파트 가격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 강남과 강북의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규제가 강남권으로 집중됐음에도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항상 몰리고 대규모 개발호재도 많아 가격이 잡히지 않는 것”이라며 “강북 교통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높여 강남과 강북간 가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