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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SK·애경, ‘살균제’ 피해자에 첫 공식사과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피해자 마음 치유에 힘쓸것”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직접 공식 사과했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최고경영자들이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기는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가 발생한지 8년 만이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 김철 SK케미칼 대표, 이영순 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최찬묵 김앤장 변호사(애경 자문) 등이 참석했다

 

또 윤성규 전 환경부 장관, 김성하 전 공정위 상임위원 등이 공청회에 나왔다. 하지만 증인으로 채택된 최태원 SK 회장과 채형석 애경 부회장 등 총수는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청문회에선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안전성이 확보되지도 않은 상품을 제조·판매·유통한 것에 대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피해자 대표로 모두 진술한 박혜정 씨는 “(가습기살균제참사는)오로지 한국에서만 발생한 한국판 아우슈비츠 대학살”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또 “SK는 가습기살균제 독극물을 세정제로 유통해 마치 안전한 제품인양 국민을 세뇌했고, 지금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창원 부회장은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보고 고통당한 피해자와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게 돼 국민에게도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저희가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진일보된 노력을 하겠다”며 “법 뒤에 숨거나 막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2011년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8년 만에 피해자에게 제조사 최고경영자가 직접 사과의 말을 전달한 셈이다.

 

애경산업의 채동석 부회장도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했다. 채 부회장은 “모든 문제는 저희(애경산업) 쪽에 있고 열심히 노력해 피해자 마음을 조금이라도 치유하는데 힘쓸 것”이라며 “보상문제도 적극적으로 해 성실히 임하는 자세를 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조위에 따르면 1993년 ㈜유공(현 SK케미칼) 바이오텍 사업팀이 가습기살균제 개발에 착수했고, 1994년 10월 서울대 수의학과 이영순 교수 연구팀에게 독성시험을 의뢰했다. 하지만 유공 측은 독성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가습기살균제(가습기메이트)를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이 원료는 애경 등과 연계해 추가 상품으로 개발, 팔려나갔다.

 

1000만개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이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만 6509명, 사망자는 1431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말 검찰은 올해 1월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 수사에 착수,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홍지호(68) 전 SK케미칼 대표이사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SK케미칼·애경·이마트·GS리테일 등 6개 업체 전·현직 임직원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