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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KCGI, 한진칼 경영진 '2차공격' 태세

조원태 회장과 석태수 대표 등 경영진 상대 손배소 예고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KCGI(강성부펀드)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조 회장과 석 대표가 단기차입금을 무리하게 조달함으로써 경영상 피해를 유발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KCGI는 지난해 12월 단행한 단기차입과 관련, 최근 한진칼에 당시 이사회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을 요구하는 소제기 청구서를 발송했다.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주주대표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게 KCGI의 방침이다.

 

문제는 차입의 목적이다. 한진칼은 지난해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 자금과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1600억원의 단기차입을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KCGI는 회사를 견제할 감사 선임을 막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자 선제 조건(자산 2조원)을 맞추기 위해 단기차입을 활용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진칼의 2대주주인 KCGI는 그동안 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일가를 견제하기 위해 주주로써 행동에 나선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소송도 한진 일가의 경영권 행사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KCGI가 전문경영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도 견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KCGI가 석태수 대표를 조준하는 이유는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써 오너 일가의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석태수 대표는 지난 1984년 대한항공 평사원으로 시작해 한진칼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조양호 전 회장의 두터운 신임에 힘입어 한진그릅 주요 보직의 자릴 꿰차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이미 고 조양호 회장시절부터 사실상 그룹의 2인자 역할을 맡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석태수 대표가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징검다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한진그룹의 정점에 있는 회사는 한진칼이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 한진칼을 비롯해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이 한진칼 지분 17.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반면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지분이 고작 2.34%다. 따라서 조 회장이 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선 조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야 하는 살황이다. 하지만 상속세 규모만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 대표가 한진칼의 배당을 늘려 조 회장의 상속세 마련을 위해 실탄을 준비해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KCGI가 석 대표를 견제하고 나서는 이유다. KCGI는 그동안 석태수 대표를 한진그룹의 경영위기를 자초한 경영자중 한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KCGI에 따르면 석 대표는 지난 2013년 한진해운 사장을 재임할 당시 국제유가 하락으로 연료비 부담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 대한항공으로부터 대여금 1500억원, 영구채 인수금 2000억원, 유상증자 4000억원 등을 지원받고도 한진해운을 파산으로 내몰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한편 석 대표는 지난해 4월부터 대한항공 부회장도 맡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6.2%가 감소한데 이어 2분기에도 10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1.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