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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신라젠 간암치료제 ‘펙사벡’ 임상중단

美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 글로벌 임상3상 중단 권고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신라젠의 간암치료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이 전면 중단될 것 같다. 임상시험 중간에 실시한 무용성 평가에서 ‘펙사벡’의 항암 약효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1일(현지시간)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와 항암바이러스물질 ‘펙사벡’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결과 미팅을 진행한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받았다.

 

무용성 평가는 그동안 진행해온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의 유효성 및 안전성 등을 체크하는 중간 평가다. 신라젠 측은 무용성 평가에서 특별한 문제가 나오지 않으면 당초 목표대로 나머지 임상3상을 오는 2020년 12월 완료할 예정이었다.

 

앞서 신라젠은 2015년 10월부터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했다. 임상3상은 진행성 간암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펙사벡’ 종양내 투여 후 기존 간암치료제 ‘넥사바’를 투여한 군 300명과 ‘넥사바‘ 단독투여군 300명의 전체 생존율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펙사벡'은 종양세포에 침투해 증식한 뒤 이 세포를 터뜨리면서 동시에 주변 면역세포의 활성도를 높이는 작용기전을 가져 '넥사바' 치료효과를 더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무용성 평가 결과에 따라 이번 간암 임상3상에서 '펙사벡'은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셈이 된다. 이와 관련, 신라젠 측은 "DMC로부터 권고받은 사항을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약품 전문가들은 DMC 발표가 권고 형태지만 신라젠은 임상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업계 관계자는 "무용성 평가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받은 것은 임상효과가 없는 만큼 약을 쓰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라젠이 강행하려고 해도 임상의들이 효과없는 약을 자기 환자들에게 투여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임상 진행을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신라젠의 펙사벡의 임상 실패가 바이오업계의 옥석가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근거없이 기대치에 의존해 높은 주가를 유지해왔다"면서 "신라젠 사태 등 일련의 바이오 악재들을 통해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라젠은 전날까지 3위를 유지하던 코스닥 시가총액이 단박에 6위로 밀려났다. 이날 신라젠의 펙사벡 임상 중단 사태 여파로 바이오주 투자심리 역시 급속도로 악화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헬릭스미스, 코미팜, 셀트리온제약 등은 2~3% 주가 약세를 보였다.

 

제넥신, 에이치엘비, 에이비엘바이오 등도 주가가 전일대비 3~6% 하락해 거래되고 있다. 바이오주 비중이 큰 코스닥 지수 역시 장중 한 때 전 거래일 대비 2.5% 하락하며 휘청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