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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금융CEO 자사주 매입 봇물...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올들어 다섯번째 자사주 매입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올들어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등 금융CEO의 자사주 매입이 봇물이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경기 침체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침체 국면을 보이는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한 포석이다.

 

이같은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회장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손 회장은 지난 26일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손 회장이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올해들어 벌써 다섯 번째다.

 

손 회장은 이로써 자사주를 6만3127주 보유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아는 CEO가 지분을 늘리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직접적인 주가 하락 방지는 물론 기업이미지 및 임직원의 애사심 고취 등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영전략중 하나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거뒀다. 또 지난 24일엔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 관련 승인을 얻은데 이어 25일엔 국제자산신탁과 주식인수계약(SPA)을 체결했다. 하지만 우리금융 주가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자 손 회장은 26일 자사주 추가로 사들였다. 올 하반기 경영성과와 종합금융그룹 조기 구축에 대한 자신감과 주주친화정책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 5월 홍콩과 일본지역 기업설명회(IR) 성과로 상반기 중 외국인 지분율이 눈에 띄게 증가해 24일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30.36%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을 이어가고자 8월 하순께에도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중장기 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만 자사주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앞서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자사주 2만500주를 매입했다.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향후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겠다는 취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3월 1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총 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4월 1만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보유 주식수를 3만5000주로 늘렸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3월 5000주의 자사주를 매수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지난 3월 1000주를 추가 취득한 결과 총 2만100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현재 5만26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2171주를 매입, 보유 자사주를 총 1만2000주로 늘렸다.

 

올들어 은행장의 자사주 매입도 봇물을 이뤘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하나금융지주 주식 4000주를 매입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4월에 KB금융지주 주식 2438주를 추가로 매수해 보유 주식수를 7500주로 늘렸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회사들이 눈부신 실적을 올렸지만 올핸 대내외 환경이 나빠지면서 주주친화적 정책과 주가부양 등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이같은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에 눈을 돌리는 CEO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