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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괴물' 슬라임 독성물질 범벅

소비자원, 슬라임 부재료 '파츠' 발암물질 가소제·납·카드뮴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일명 '액체 괴물'로 불리며 어린이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점액질 장난감 '슬라임'이 실상은 독성물질 범벅인 것으로 밝혀졌다.

 

슬라임 일부 제품과 부재료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을 비롯한 각종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인 붕소가 기준치를 초과 검출됐다. 슬라임은 이른바 '액체 괴물'로 불리며 어린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슬라임은 지난해 겨울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조사를 통해 유해물질 검출이 확인돼 일부 제품에 대해 리콜 조치가 내려진 바 있지만, 이후 유통된 제품에서도 독성물질이 또 검출된 것이다.

 

23일 한국소비자원은 전국의 슬라임 카페 20개소에서 사용되는 슬라임과 부재료 100종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19종(파츠 13종·슬라임 4종·색소 2종)이 안전기준을 밑도는 부적합 제품으로 드러났다. 우선 슬라임에 섞어 다양한 모양을 연출하는 부재료인 파츠 40종 가운데 13종에서 허용 기준을 최대 766배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플라스틱 제품을 유연하게 만드는데 사용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생식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간독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특히 국제암연구소에서는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에 조사된 제품중 3종의 경우엔 발암물질로 알려진 납과 카드뮴 함량도 기준치를 최대 12배 초과한 것으로 나왔다.

 

슬라임 20종중 2종에선 붕소가 최대 2배 이상 검출됐고, 1종에선 붕소와 사용이 금지된 가습기 살균제 성분도 함께 나왔다. 또 다른 1종에서는 천식과 비염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방부제 성분인 BIT가 허용기준을 6배 이상 웃돌았다.

 

슬라임 카페에 구비된 색소 21종 중 2종에선 기준치를 최대 7배 초과한 붕소가 나왔다. 붕소는 과다 노출되면 발달 및 생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단기간 붕소에 다량 노출되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한 독성물질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부터 4월 사이 서울(4개소)과 경기·인천(9개소), 경상(4개소), 충청(2개소), 전라권(1개소)에서 운영되는 슬라임 카페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소비자원은 문제가 된 슬라임 제품을 판매한 4개 업체에는 자발적 판매 중지와 폐기를 권고했다. 또 파츠의 경우엔 모든 슬라임 카페에 공통으로 유통되는 제품이 있는 만큼 슬라임협회 차원에서 해당 제품의 판매 중지 및 폐기를 요청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국가기술표준에 슬라임과 부재료에 대한 안전관리·감독 강화와 식품 모양으로 제조·유통을 막는 방안 마련토록 관계 당국에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