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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의 배신"...마라탕 절반이상 위생불량

식약처, 유명음식점 63곳중 37곳 식품위생법 위반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매운맛을 앞세워 마라탕 인기가 연일 상한가를 치는 가운데 마라탕을 판매하는 음식점 위생이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방 튀김기와 후드엔 새까만 기름때가 잔뜩 끼었고, 유통기한을 알 수 없는 불량 식재료가 주방 곳곳에 방치된채 조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매운맛으로 마라 요리 열풍을 일으키며 곳곳에 생겨나고 있는 마라탕 전문 음식점 등 63곳을 위생점검한 결과 37개 업소가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 여기엔 ‘손오공마라탕’ ‘마라토끼’ 등 유명 음식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 점검은 지난 6월 3일부터 7월 5일까지 중국 사천지방 요리인 ‘마라탕’, ‘마라샹궈’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 49곳과 이들 음식점에 원료를 공급하는 업체 14곳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식약처는 이번에 마라탕과 마라샹궈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 49곳과 원료 공급 업체 14곳을 점검했다. 이중 음식점은 절반 가량인 23곳이, 원료 공급 업체는 전부 불법 행위를 찾아냈다.

 

주요 위반 내용은 ▶영업 미등록 및 미신고 6곳 ▶수입 신고하지 않은 원료나 무표시 제품 사용·판매 13곳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10곳 ▶기타 법령위반 8곳 등이다. 손오공마라탕·마라토끼·호탕마라탕·희래식당·홍주방·마라향·화멘 등 맛집으로 알려졌으나 위생 상태는 엉망으로 드러났다. 조리장내 튀김기 주변과 후드, 냉장고 주변을 청소하지 않아 먼지나 유증기가 찌들어 있는 데가 수두룩했다.

 

이번 조사에서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원료로 샤브샤브소스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않은채 마라탕 전문음식점에 판매한 행위가 적발됐다. 또 ‘건두부’ 제품을 제조하면서 제품 표시사항에 영업장 명칭은 허위로 제조연월일은 표시하지 않고 판매한 행위 등도 드러났다.

 

튀김기 등의 기계와 환풍기 등 조리장 시설 전반이 불결한 상태에서 음식을 조리한 행위도 식약처 조사에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관할 지자체가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실시하고, 3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해 개선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불량식품으로 의심되는 제품이나 식품안전 관련 불법 행위를 목격한 경우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